오리엔트 특급열차 범인들과 세금

<오리엔트 특급열차 범인들>과 세금

여기 간단한 세금 문제가 있습니다. 연봉 30,000달러의 급여 소득만 있다면, 얼마의 연방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문제를 간단하게, 급여를 받을 때 공제한 세금은 없었고 집은 렌트라고 가정합니다.

사실, 이것은 어떤 회계사도 한 마디로 답변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미혼이면 2,330달러의 세금이 나오지만, 자녀를 2명 둔 부부라면 세금을 전혀 내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연방 정부로부터 5,630달러를 받습니다. 그 차이가 8,000 달러나 됩니다. 같은 소득이라도 부양가족 숫자가 많을수록 세금이 줄어듭니다.

연봉 (달러)	20,000	30,000	40,000	60,000
싱글	780	2,330	3,780	8,450
부부, 자녀 2 (△Refund)	(△7,840)	(△5,630)	(△2,520)	1,470

그렇다고, 가족 상황이 같다고 무조건 세금이 같은 것도 아닙니다. 같은 싱글이더라도 소득이 60,000달러가 되면, 세금은 8,450달러로 올라갑니다. 소득은 2배로 늘었는데, 세금은 4배로 늡니다. 이것이 세금의 소득재분배 기능입니다.

미국 전체 인구의 상위 1%가 전체 조세 수입의 40%를 부담하고 있습니다. 상위 3%가 내는 세금과 나머지 97% 전체가 내는 세금이 같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학교에서 전체 1, 2, 3등의 점수가 나머지 97명의 점수를 모두 합친 것과 같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입니다.

이번에 극적으로 타결은 되었지만 세금 논란도 결국은 사회 통합과 소득의 양극화. 그리고 2011년 미국 경제의 최대 복병인 재정적자 문제와 관련을 갖습니다. 이것은 과연 누구의 책임일까요? 사실, 우리 모두가 범인일수도 있습니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오리엔트 특급 살인>이라는 추리소설이 있습니다. 14명의 승객 중 하나가 살해됩니다. 동승한 탐정 에르큘 포와르는 나머지 12명의 용의자 중에서 범인을 찾습니다. 이 소설의 결말은… 12명 모두가 살인을 저지른 범인으로 밝혀집니다.

이제 곧 2010년도 개인세금보고 시즌이 옵니다. 우리는 모두 나머지 97명 중 하나일지는 몰라도, 적어도 ‘같은 열차를 탄 공범’이 되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새해에는 돈을 많이 벌고 세금도 많이 내서, 평균 점수를 까먹는 학생이 아니라 올려주는 모범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