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로마에 비가 온다
지금 로마에 비가 온다. 전화를 해서 그렇게 불쑥 말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브루클린에서 조그만 델리를 하는데, 손님이 뜸할 때, 세계 날씨를 알아보고는 뜬금없이 제게 전화를 하고는 합니다. 그런 친구가 오늘은 ‘나 터키에 간다.’ 처음엔 터키에 또 비가 온다는 말인 줄 알았죠. 들어 보니, 이번 여름에 가족들과 함께 터키에 간다고 합니다. 미국에 온지 15년 – 첫 휴가라는데요, 놀이공원 한번 안가고 일만 했는데, 아이들 더 크기 전에 다녀오겠다는 그 친구. 박수를 보냅니다.
미국 국회의원들도 이번 연휴를 반납하고, 정부부채 문제를 토의하기 위해서, 전원 출근을 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다들 열심히 살죠. 그러다 보면, 직원들 때문에, 손님들 때문에, 때로는 나 자신 때문에 여름이 더욱 덥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하는 일 속에서 보람을 찾아보면 어떨까요?
깨끗해진 손발과 셔츠를 보고 미소 짓는 손님의 얼굴에서, 주급을 받으면서 활짝 웃는 직원의 얼굴에서, 하는 일은 다르지만 우리가 느낄 수 있는 보람은 같습니다. 물론, 그런 보람을 만드는 것은 결국 우리 자신이겠죠.
저 같은 경우에는, 걱정했던 Tax 문제가 깔끔하게 해결되었다는 소식을 전하거나, 일일이 전화를 하지 않아도 알아서 챙겨준다는 말을 들을 때, 회계사로써 정말 큰 보람을 느낍니다.
그리고 언젠가 때가 되면, 저도 제 손님들을 단체로 모시고, 뉴질랜드로 여름 휴가를 다녀오는 날이 오겠죠? (그 전에 뱃살부터 꼭 빼야 되는데…ㅎㅎ)
내일, 뉴질랜드에는 눈이 온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