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도 모른 채 구입하는 대학
여러 곳에서 발표하는 대학 순위가 대학 수준을 제대로 반영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각 대학과 전공별로 특성이 있기 때문에 무슨 공부를 어디서 어떻게 하는가가 사실은 더욱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타임스(Times Higher Education)가 발표하는 2013-2014년도 세계 대학 순위를 참고로 보면, 전 세계 200개 대학교 안에 한국 대학이 4개나 들어 있다. 서울대 44위, 카이스트 56위, 포스텍(포항공대)이 60위, 그리고 연세대가 190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전체 200개 대학 중에서 미국 대학들이 77개나 들어가 있는 것을 감안하면, 한국의 대학들도 더욱 분발하여야 할 것이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 교육 때문에 미국에 온다. 문제는 높은 등록금이다. 한국 사립대학 등록금은 1만 달러 정도. 미국의 사립대학들은 한국보다 3배 정도 비싸다. 기숙사비와 식비 등을 합치면 5만 달러가 넘는 사립대학도 많다. 4년이면 20만 달러. 그래서 학자금 보조(Financial Aid)는 가난한 이민자들을 살리는 생명수다.
대학 학자금 보조에서 세금보고는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다. 그래서 IRS 컴퓨터에서 세금보고 자료를 추출하는 것으로 학자금 보조 신청서인 FAFSA의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는 것이다. 이는 세금 보고가 틀려지면 근본적으로 정확한 학자금 보조 신청이 될 수 없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모든 법과 규정 안에서 학자금 보조를 염두에 두고 세금보고가 이뤄져야 한다. 비즈니스를 어떤 형태로 하는가에 따라서, 예를 들면 S Corp이나 C Corp, 개인이나 LLC로 하는 경우에, 또는 재산을 어떤 형태로 갖고 있는가에 따라서 학자금 보조 금액이 달라질 수 있음에 주의하여야 한다.
더욱이 한국에 재산이 있거나 남편이 한국에서 별도의 소득이 있는 경우에는 세금보고가 복잡해지고 따라서 학자금 보조 신청서도 더욱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이렇듯 부모의 세금 보고서가 학자금 보조 신청의 출발점이지만, 세법의 계산 기준과 학자금 보조금 산정 기준이 100% 동일하지 않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계산상으로는 비즈니스에서 손해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세무상으로는 오히려 이득이 나는 경우가 있다. 세금 보고서에서는 소득으로 포함되지 않았지만 학자금 보조금 산정에서는 추가로 반영되는 소득들이 있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우리들은 2만 달러 자동차를 사면서도 꼼꼼하게 따진다. 그런데 가격이 10배나 되는 20만 달러의 대학은 가격도 모른 채 산다. 우리들의 자녀들은 부모가 최종적으로 얼마의 학비를 내게 될지도 모르면서 덜컥 대학에 지원부터 한다. 가격도 모른 채 구입하겠다는 의사표시부터 할 수밖에 없는 미국의 대학. 미리 꼼꼼하게 준비한 부모만이 웃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