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려면 제대로 울어야
아무리 급해도 100마일로 달릴 수는 없다. 그랬다가 과속 티켓을 받거나 큰 사고라도 나면? 무조건 달리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다. 그러나 제대로 달리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다.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서울의 사당동 네거리에 가면 심야 총알택시가 있었다. 술에 취했으니 앉아있지, 제정신으로는 못 탈 정도로 세게 밟는다. 그런데도 생각보다 사고가 없는 이유는? 어디에 경찰이 숨어있고, 어디에 위험한 커브길이 있는지 알기 때문이다. 사례가 좋지 않지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법이나 규정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것과 아무 것도 모르면서 용감한 것은 다르다는 것이다.
대학교 학자금 보조를 받는 것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제대로 준비를 해야 한다. 부모의 세금보고부터 학생의 입학원서까지 모든 것이 하나로 통합되어야 한다. 거짓말을 하라는 말이 아니라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보자. 학생은 입학 에세이에 온 가족이 유럽에 온천 여행 갔다 온 내용을 썼다. 거기서 진정한 가족 사랑을 배우고 세계가 하나라는 것도 배웠다고 나름대로 열심히 작성을 했다. 그런데 부모의 세금보고를 보면, 동네 목욕탕도 못 갈 형편이다.
이런 사례도 있다. 학생은 원서에 엄마의 직업을 네일 가게에서 일한다고 적었다. 사실이 그렇기 때문이다. 그런데 부모의 세금보고를 보면 엄마는 집에서 살림만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엄마가 네일가게에서 일을 하는 것은 맞지만 아마 현금으로 받으면서 소득을 누락했을 것이다.
결국 답은 하나. 규정을 어기거나 양심을 속이지 않으면서, 학자금 보조를 최대한 많이 받아내는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
가장 쉬운 예를 하나 들어본다. 세금 보고할 때 교육비 공제를 받는 방법은 한 가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American Opportunity Credit 방법으로 학비 공제를 해야 세금적으로 가장 유리하다. 그러나 소득적으로는 Tuition and Fees Deduction 방법이 가장 유리하다. 다른 방법도 있다. 어떻게 공제를 받을지는 납세자가 선택할 수 있다.
최근의 세금보고 프로그램들은 세금이 가장 적은 방법을 찾아서 자동적으로 계산을 해준다. 참 편리하다. 그러나 문제는 그렇게 기계적으로 계산된 결과가 학자금 보조 측면에서는 최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데 있다. 1,000 달러의 세금 환급을 더 받는 방법보다 10,000 달러의 보조금을 더 받을 수 있는 방법이 낫지 않을까.
돈 때문에 자녀가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만큼 부모로써 아픈 일이 없다. 그렇다고 앞뒤 가리지 않고 심야 총알택시를 잡아타는 무모한 부모가 되어서도 안 된다. 울어야 젖을 준다고 하지만, 울려면 제대로 울어야 한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