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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한 환율

죄송한 환율

환율이 1030원 밑으로 떨어진 오늘(2014년 5월 7일), 환율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리먼 브라더스 사태(subprime mortgage crisis)’ 당시, 2008년 8월 7일의 1017원 이후 5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아졌다. 환율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롤러코스터처럼 어지럽다.

외환도 하나의 상품이다. 상품의 가격이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결정되듯이, 외환의 가격인 환율도 외환에 대한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결정된다. 그러나 이론적으로는 이렇게 간단하지만, 실제로는 이외에도 시장심리와 정부정책 등 수많은 변수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 환율이다.

만약 환율이 1달러에 1100원에서 1000원으로 떨어지면, 우리는 이것을 환율인하(환율하락, appreciation)라고 한다. 1100원이 있어야 1달러로 바꿀 수 있었는데, 이제는 1000원만 있어도 되니 ‘원화가치의 상승’ 또는 ‘달러가치의 하락’이라고도 부른다.

꼭 한 달 전 2014년 3월 29일의 환율은 1070원(매매 기준율 기준)이었다. 그 때 한국에서 실제로 1억 원을 보내서 93,500 달러를 받았다. 그런데, 만약 환율이 1030원이 된 오늘 받았다면 97,100 달러를 손에 쥘 수 있었다. 한 달 전에 미리 받는 바람에 3,600 달러를 놓친 셈이다.

반대로 한국에 1억 원을 갚아야 하는 경우에는 한 달 전에 미리 보냈으면 3,600달러를 절약할 수 있었다. 그때는 93,500 달러를 보내면 한국에서 1억 원을 받을 수 있었는데, 이제는 97,100 달러를 보내야 같은 금액이 되기 때문이다.

환율 변동은 많은 개인이나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친다. 미국으로 매달 돈을 보내야하는 한국의 ‘기러기’ 가장, 미국에 유학생을 둔 한국 부모들, 관광업계와 부동산업계는 환율하락 소식이 반갑다. 한국에 갔었던 자금들이 이번 기회에 다시 한인사회로 돌아올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있다.

반대로 환율하락이 계속되면 한국에 돈을 보내야 하는 의류, 식품, 잡화 등의 수입업체들은 울상이 될 수밖에 없다. 장기적으로는 한인 사회의 전반적인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환율 변동은 개인별로 또는 상황에 따라 유리와 불리가 갈린다.

가끔 손님들이 묻는다. 언제 송금을 받는 것이 가장 이득일까? 대답 대신에 내가 해주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5년 전, 미국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환율이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예상들을 아이비리그 MBA 출신 수재들이 만들었고, 다른 사람들도 대부분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850원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환율은 거꾸로 1600원 근처까지 올라가, 결국 한국에서는 환율 사태가 일어나고 말았다.

주식도 어렵지만 환율은 더 어렵다. 세계적인 인재들이 모였다는 골드만 삭스가 이번에 또 환율 전망치를 수정 발표했다. 언제 송금하는 것이 좋겠느냐는 질문에 내가 해 줄 수 있는 말은 없다. “죄송합니다마만,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가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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