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청산과 개인 재무제표

이민 생활에서 빚이 없으면 아주 좋다. 그러나 빚이 있어도 문제가 없다. 다만, 오늘 현재 무슨 빚을 몇 %의 이자에 얼마나 지고 있는지 알고 있어서 한다. 그것을 모른다면 망망대해 돛단배 신세다. 언제 어떻게 바람이 불고 파도가 쳐서 그 작은 배를 삼켜버릴지 모른다.

“빚이 전부 얼마나 되십니까?” 이 질문에 정확하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저 막연히 얼마쯤 되겠지, 하는 정도로 맘 편하게 사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면 절대로 부자가 될 수 없다.

많은 부자들은 자신의 자산과 부채를 ‘관리’한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그렇게 개인 대차대조표(personal balance sheet)와 개인 손익계산서(personal income statement)를 작성하면서 잘 관리를 해왔기 때문에, 지금의 부자가 될 수 있었다.

빚이 있다면 꼭 개인 재무제표를 작성해보기 바란다. 여기서 자세한 작성 방법을 설명할 수는 없으니 기본적인 아이디어만 알려주겠다. 우선, 기준 날짜를 정해서(가령 6월 30일), 그 날 현재의 자산과 부채가 얼마나 되는지 정리한 것이 대차대조표이다. 손익계산서는 6월 1일부터 일정 기간(한 달 또는 일 년) 동안의 수입과 지출 내역을 정리한 것이다.

(1) 자산(assets) : 현금과 은행 예금, 렌트 보증금, 친구에게 빌려준 돈, 그리고 피아노, 자동차, 주택, 사업체 등 모든 자산 항목들의 현재 가치를 적는다. 중고 물건은 그것을 팔았을 때 받을 수 있는 금액을 적으면 된다.

(2) 부채(liabilities) : 신용카드 대금, 주택 모기지, 개인 사채, 납입 의무가 남은 곗돈, 자동차 할부금, 자녀의 학자금 대출금 등이 모두 부채 항목들이다. 이자율이나 만기와 같은 추가 정보도 옆에 적어두면 좋다.

(3) 순자산(net worth) : 위의 총 자산에서 총 부채를 뺀 금액이 내가 갖고 있는 순자산이다. 만약, 부채가 더 많다면 마이너스 자산, 즉 순부채 상태를 의미한다. 그 말은 실제로는 파산 상태라는 뜻이다. 즉각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4) 수입과 지출(income and expenses) : 총 얼마의 돈을 벌었으며 얼마의 생활비(은행 대출금 이자 포함)를 썼는지 기입한다. 은행 명세서와 신용카드 명세서를 참고하면 누락을 막을 수 있다. 영수증들을 잘 모아서 정리를 해도 도움이 된다.

스스로 현재의 솔직한 재정 상태를 알아봄으로써, 제대로 된 계획도 만들어낼 수 있다. 가정도 경영이다. 그래서 빚도 관리가 필요하다. 이제 어떻게 하면 이 빚을 줄일 수 있는지 궁리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