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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과 여유

희망과 여유

회계사는 전문 지식을 파는 직업이다. 그러니 정확한 세무회계 지식은 기본이다. 하지만 더 많은 손님들을 만나면서 느끼는 것은, 단순한 지식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더 많은 경험이 쌓이면서 느끼는 것은, 단순한 지식이나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이 많다는 것이다.

처음 만난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작하는 법, 주저하는 사람의 말문을 트이게 하는 법, 알아도 모르는 척 그리고 때로는 몰라도 아는 척 할 줄 아는 법, 화가 잔뜩 난 사람과 무리 없이 대화를 풀어가는 법, 거부감 없이 도와주는 법, 거짓과 진실을 또는 농담과 진담을 구분할 줄 아는 법, 힘들지만 용기를 내어 사과를 하는 법, 감사와 칭찬을 상대방이 알아듣게 표현할 줄 아는 법.

그리고 마음이 쓰라려도 얼굴은 웃는 법, 용서할 수는 없어도 화해하는 법, 이해할 수 없어도 덮어 주는 법, 마음을 주진 않아도 도움을 주는 법, 쓸쓸함과 외로움을 묵묵히 견디어 내고, 거기서 평화를 얻는 법, 그리고 고난의 뒤엔 반드시 희망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믿고 그 희망을 찾아가는 법.

다양한 손님들의 다양한 케이스들을 통해서 내가 오히려 배운다. 그런데, 정작 희망은 도저히 희망이 없어 보이는 손님들로부터 배웠다. 나는 단순하게 세금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가르쳐줬지만 내가 만난 사람들은 내게 그 이상의 것들을 가르쳐줬다.

그래서 그들과 함께 일한 힘든 시간에 오히려 감사한다. 나는 그들의 골치 아픈 문제를 해결해줬거나 덜어줬지만 그들은 나에게 앞으로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할지를 간접적으로 가르쳐줬다.

2012년이 저문다. 최악의 경기로 생존 자체가 버거웠던 2012년도 결국 이렇게 지나가고 있다. 세상에 영원한 행복이 없듯이 영원한 고난도 없다. 비즈니스는 힘들고 가정은 불행하다. 그래도 잃지 말아야 할 것은 결국 내일이 주는 희망이다. 힘든 시기에는 희망이 답이다.

더 확실한 희망과 더 맑은 정신으로 내년을 시작하고 싶다. 겸손과 여유로 2013년을 시작하고 싶다. 내 것인 줄 알았지만 사실은 내 것이 아닌 것들은 이제 양보하겠다. 아내와 아이들을 더 자주 안아주겠다. 직원들에게 고맙다는 말도 더 자주하겠다. 친구들과 손님들, 세상 사람들을 더 따뜻한 눈길로 맞겠다.

사무실의 2층 창문을 연다. 가지 앙상한 나무에 힘들게 걸린 겨울을 본다. 그 차디참이 흔들리는 바람에 걸려있다. 언제 저 나무가 저렇게 앙상해졌지.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는 그 온도 차이도 모르며 살았다. 이제 앞만 보고 달리다 놓쳐버린 귀중한 것들을 다시는 놓치고 싶지 않다.

포인세티아(poinsettia) 화분이 참 예쁘다. 붉은 색이 오늘 아침엔 더 붉다. 꽃말이 ‘축복합니다’라고 한다. 2012년을 보내는 지금, 본인도 모르게 나를 가르쳤던 모든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 축복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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