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보고를 왜(why) 하세요?
어려서는 오로지 단팥빵이 먹고 싶어서 교회에 갔다. 사춘기 때는 순전히 어떤 여학생 때문에 교회에 갔다. 그렇게 이유가 분명하니 예배를 한 번도 빼먹지 않았다. 거기에 가야 단팥빵도 있고, 예쁜 여학생도 있었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공부를 왜 하는지 아는 학생. 그래야 성적이 좋다. 질질 끌려서 학교에 간다면, 좋을 리 없다.
그렇다면 세금보고는 왜 하나? 기계적으로 하면서도 그 이유와 목적들이 불확실하다. 그러니까 불평불만들이 생기는 것이다. 세금 없는 천국에 살고 싶다 – 그렇다면 세금 있는 이 세상은 지옥일까? 뼈 빠지게 일해서 세금 내다 볼일 다 본다 – 그렇다면 세금 내겠다고 밥까지 굶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누구나 세금에 대한 불만을 갖고 있다. 그러나 세금보고를 왜 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사람은 별로 없다.
다시 묻는다. 세금보고를 왜 하나? 안하면 걸리니까. IRS 세무감사가 무서워서. 국가의 재정을 위해서. 시민의 당연한 의무니까. 물론 이 모든 것이 우리가 세금보고를 하는 이유들이다. 바른 시민으로서의 의무이며 떳떳하고 정의로운 삶을 사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런 이유들은 너무 수동적이고 피동적이다.
운전 할 때 제한속도를 왜 지키나? 속도위반 딱지를 안 받으려고? 아니다. 본인과 타인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서다. 과속을 안했더니 티켓을 받지 않았다. 그것은 결과다. 이유가 아니다. 벌금이 생명보다 더 귀할 수는 없다.
또 다시 묻는다. 세금보고는 왜 하나? 스스로 답을 찾아야 내가 주인공이 되는 세금보고가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서 은행 대출만 해도 그렇다. ‘이 세금보고는 CPA가 자기 맘대로 만들었어요. 실제 매상은 이겁니다.’ 그렇게 은행에 말하면 ‘아 그래요. 실제 매상에 맞춰서 당장 돈을 빌려드릴게요’ 그렇게 말하는 은행이 있을까? 있다면 그것은 투자자이지 은행이 아니다.
세금보고는 과거의 진실에 근거한 현재의 결과물이다. 돌아가서 고칠 수 없는 과거에 대한 것이다. 따라서 절대로 무상 학자금이나 무료 보험을 받겠다고 줄이고, 은행 대출을 받겠다고 다시 늘리는 고무줄이 아니다. 내가 진심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비록 세금보고가 과거에 대한 것이지만 반드시 미래를 봐야 한다는 말이다. 과거에 질질 끌려 다니는 세금보고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세금보고를 하여야 한다. 납세자로서의 자부심은 세금보고에 대한 이유와 목적을 이해하는데서 출발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