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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관 배 vs 목욕탕 배

체육관 배 vs 목욕탕 배

나는 배가 많이 나왔다. 벗은 몸으로 거울 앞에 서면 참 꼴불견이다. 25년 동안 매일 밤늦게까지 앉아서 일만 하면서 얻은 직업병이다. 사실 그건 핑계다. 모든 회계사들이 배가 나온 것은 아니니깐.

먹는 것은 많고, 운동은 전혀 안하는 것이 나의 문제다. 어찌 보면 지금까지 이 정도로 건강한 것도 타고 난 복이라면 복이다.

드디어 운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매일 아침, 체육관(gym)에 가는 것이 나는 항상 두렵다. 남들과 비교가 되기 때문이다. 거기에 오는 사람들은 전부 장동건이다. 뱃살 하나 없는 식스팩에 가슴과 팔뚝의 근육은 얼마나 대단들 한지.

그들이 어깨를 쫙 펴고 걸어 다닐 때 나는 구석에서 달리기만 하고 있다. 걸을 때는 배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 이름도 모르는 수많은 장동건들이 내 배를 쳐다보는 것 같아서다. 옆 사람을 흘깃 보고나면, 주눅이 들어서 뛰는 것도 재미가 없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 운동을 하고 가는 곳이 10분정도 떨어진 목욕탕이다. 거기선 얘기가 완전히 다르다. 그 안에서 나는 너무나 자유롭게 걸어 다닐 수 있다. 배를 쭉 내밀고 다녀도 하나도 창피하지 않다. 그 사람들 배나 내 배나, 거기가 거기다. 나는 체육관에서는 불행하지만 목욕탕에서는 그렇게 행복해진다.

똑같은 뱃살 사이즈를 가진 내가 체육관에서는 불행하고 목욕탕에서는 그나마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은 왜일까? 순전히 다른 사람과 비교를 하기 때문이다.

나는 사실 <오늘의 다른 사람들>과 비교를 해서는 안 된다. 내가 비교할 대상은 <어제의 나 자신>이다. 매달 몸무게와 뱃살 사이즈가 조금씩이라도 줄어드는 것이 중요하다. 분명히 어제보다 뱃살이 줄었다면 나는 행복해야 한다. 그런데 체육관의 수많은 장동건들의 뱃살과 비교를 하다보면 그렇게 불행할 수가 없다.

돈 버는 것도 마찬가지다. 옆집이 타는 자동차가 신경 쓰인다. 내가 이민을 와서 코롤라에서 아발론으로 바꿀 만큼 잘 살게 된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 옆집의 렉서스에 기가 죽고 거기서 내 행복이 무너진다.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과거보다 더 나아진 것을 봐야 한다. 단지 옆 사람만 본다면 나는 영원히 행복해질 수 없지 않을까.

세금도 마찬가지다. 옆집은 적게 내고 나만 많이 내는 것 같은 것이 세금이다. 남들은 다 떼어먹고 나만 억울하게 내는 것 같은 것이 세금이다. 그런데 세금이 너무 많다고 회계사를 바꾸겠다면서 내게 상담을 하러오는 손님들이 있다. 전부 그런 것은 아니지만, 거의 대부분 많이 내는 세금이 아니다. 단순히 옆집과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다. 비즈니스나 개인마다 상황이 다른데 어떻게 세금의 많고 적음을 비교할 수 있나? 옆집의 적게 내는 세금에 맞추려다 무리하면 사고를 낸다. 세금 사고가 나면, 미국에서는 행복은 영원히 물 건너 간 일이다. 내 행복을 다른 사람과의 비교에서 찾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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