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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지금 한국에서 무슨 일이?

도대체, 지금 한국에서 무슨 일이?

도대체, 지금 한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왜 KBS TV는 비싼 비행기까지 타고 와서 플러싱 구석의 나를 찾아온 것일까? 손님들은 또 왜 상담비 500달러나 하는 큰돈을 내면서까지 한국에서 돈 갖고 오는 (있지도 않은) 묘수를 찾는 것일까? 한국에서 도대체 어떤 일이 지금 터졌기에 그동안 부모 형제이름으로 잘 맡겨두고 있었던 돈을 갑자기 다시 미국으로 갖고 오려고 이렇게 난리들일까?

내가 한국에서 은행에 근무할 때만 하더라도 손님들 중에 ‘모차르트’나 ‘베토벤’이라는 이름들이 있었다. 1993년 금융실명제가 실시되기 전까지는 은행이 고객의 이름을 확인할 의무가 없었다. 당시에는 통장을 만들면서 ‘모차르트’나 ‘세종대왕’이라고 적어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나는 그때 은행 창구에서 <모차르트 손님~>을 목 놓아 불러야 했고, 그 손님의 전혀 모차르트 같지 않음에 속으로는 킥킥킥 웃었던 기억이 난다.

한국의 <금융 실명 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이 지난 5월 28일 개정되었다. 6개월 동안 빼돌릴 사람은 다 빼돌릴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준 뒤, 드디어 차명거래 금지법이 11월 28 시행에 들어갔다. 이제는 명의를 빌려달라고 한 사람은 물론 빌려준 사람도 함께 형사처벌을 받는다. 29일부터는 동생 이름으로 된 돈은 완전히 동생 돈이다. 이제는 법이 우리를 똑바른 길로 인도하고 있다. 그래서 어떤 한국 사람들이 끙끙 앓고 있다. 속 시원하게 KTX 타고 가볼 수도 없는 여기 미국에서 사는 동포들의 고민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미국 해외금융재산 보고(FBAR, FATCA)를 피하려고 한국에 친척 이름으로 예금해둔 것이 있다. 마음은 항상 찝찝했지만 미국에 낼 벌금을 생각하면 그럭저럭 참을 만 했다. 그런데 이제는 내가 살자고 친척을 다치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잘못하다가는 자기 돈이라고 우기는 가족과 법원에서 싸울 판이다. 그렇다고 아무리 양김(兩金)시대라고들 하지만, 현찰을 빼서 금고(金庫)에 쌓아두거나, 금괴(金塊)로 바꿔서 파묻을 용기는 없다. 말이 쉽지 부동산으로 갈아타는 것도 자신이 없다.

한국에 다른 사람 이름으로 두자니 한국법이 걸리고, 미국으로 갖고 오자니 미국법이 걸린다. 점점 조여 오는데 방법이 없다. 도대체, 지금 한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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