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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석 손님 vs 1등 손님

1등석 손님 vs 1등 손님

뉴저지에 가면 자동차에 기름을 가득 채워온다. 그러면 돌아오는 길이 흐뭇하다. 뉴저지는 뉴욕보다 갤런당 50센트 이상 가솔린(휘발유) 가격이 싸다. 그런데 왜 주마다 가격이 다를까? 자체 정유시설과 운송비 차이, 그리고 주마다 세금이 다르기 때문이다.

휘발유에 붙는 주정부 세금은 뉴욕과 커네티컷이 갤런당 50 센트 정도. 그러나 뉴저지는 15센트 뿐. 물론 갤론 당 18센트가 붙는 연방 휘발유세는 전국 어디나 같다. 더욱이 뉴저지는 그 안에 정유시설이 있어서 운송비도 싸다. 그러니 인건비가 추가로 드는데도 뉴저지가 뉴욕보다 더 싸다.

국제 유가가 지난 7월보다 40% 떨어졌다. 골드만 삭스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6개월간 휘발유 가격 하락으로 가구당 1,000 달러를 번 셈이라고 한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1 배럴이 42갤런, 1갤런이 약 4리터니까 한국의 기름 값이 미국보다 갑절은 비싸다. 그래서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한국에게 국제유가 하락은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분명히 희소식이다. 덕분에 대한항공 주가가 7월부터 40%나 올랐다. 실제로 유가가 배럴당 1달러만 내려가도 대한항공의 순이익이 170억 원 늘어난다고 한다. 이 처럼 주가는 회사의 본래 능력 이외의 엉뚱한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서 영향을 받기도 한다.

그런 대한항공 주가가 갑자기 폭탄을 맞았다. 떨어질 줄 모르고 올라가던 주가가 멈칫했다. 며칠 전에 뉴욕에서 떠난 어느 1등석 손님 때문이다. 주가는 결국 미래의 예상 순이익을 반영한 숫자다. 기름 값 하락으로 원가가 줄고 이익이 늘 것으로 예상해서 주가가 올라갔었다. 그런데 이번 땅콩 사건으로 매상이 줄면 말짱 꽝이다. 그러니 하늘을 찌르던 주가가 잠시 생각에 잠긴 모양이다.

이번 사건이 누구 말이 맞는지,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1등석> 손님과 <1등> 손님이 다르다는 것은 확실해졌다. 일반석보다 6배나 비싼 12,000 달러짜리 1등석. 이륙과 함께 스튜어디스가 치는 얇은 커튼 한 장이 양쪽을 갈라놓는다. 개인적인 인격이나 품성, 사회적인 위치. 이 모든 것을 떠나서 돈으로 1등이 되지 않고서는 앉을 수 없는 곳이 1등석이다. 1등석 손님도 아니고 1등 손님은 더더욱 아닌 내가 이번 일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직원의 작은 실수가 비즈니스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도 이번 대한항공 사건으로 배웠다. 그런데 잘 모르겠다. 이렇게 교훈을 많이 주는 사회가 좋은 사회인지 아니면 나쁜 사회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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