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도착, 저렴한 가격
결산이 왜 이렇게 오래 걸릴까? 자료를 갖다 준 것이 언제인데. 아직 회계사 사무실에서는 연락도 없다. 그러면서 회계사비는 매달 꼬박꼬박 받아간다. 많은 손님들이 갖는 불만이다. 회계사의 불만도 마찬가지다. 자료 받은 것이 한 달은 되었는데 아직도 자료입력 결과가 내 책상에 올라오지 않았다. 요새 직원들은 돈을 2배로 준다고 해도 야근을 싫어한다. 그렇다고 1년에 딱 세 달만 바쁜데, 직원들을 더 늘릴 수도 없고. 어쩐다?
사실 법인 결산이 늦어지는 이유는 대부분 자료입력이 밀려서 그렇다. 손님이 퀵북과 같은 회계장부를 따로 쓰지 않는다면, 은행 거래내역 등을 컴퓨터에 일일이 입력하는 일이 가장 많은 시간을 잡아먹는다. 거기서 일이 막히고 쌓이니까 그 뒤에 진도가 나가질 않는 것이다.
그 단순하지만 시간은 많이 들어가는 작업을 한국에 있는 세무 회계법인에서 대신 해주기로 했다. 자료입력에 대한 업무협약을 맺고 온 것이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성과다. 내가 한국에서 직접 본 그들의 자료 입력 스피드와 정확성, 그리고 업무에 대한 이해력은 정말 대단했다. 손님들에게도 희소식이다. 인건비 상승 압력과 자료입력의 병목 현상이 해결된다면, 앞으로 더 낮은 가격으로 더 빠른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비즈니스의 생명은 스피드와 가격이다. 회계사도 예외가 아니다. 이제 법인 결산이 빠르면 하루만에도 가능해졌다. 손님이 오늘 자료를 주고, 내일 받아볼 수 있다는 뜻이다. 자료를 한국에 보내놓고 퇴근을 하면, 다음 날 아침에 모든 컴퓨터 입력이 끝나서 내 책상에 올라와 있을 것을 생각하니 벌써 흥분이 된다. 이것은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이번 여행의 두 번째 성과는 올 가을에 나올 두 번째 책 <확실한 절세 방법 30가지>에 대한 출판 계약과 목차, 삽화들을 확정짓고 왔다는 것이다. 작지만 울림은 큰 책을 계속 펴낼 예정이다. 이번에는 직원들도 참여를 시켜서, 공부를 하고 실력을 기르는 계기로 삼을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그러나 가장 중요한 이번 여행의 성과는 성공한 선후배 회계사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는 것이다. 돌아오는 길에 LA에 들러서 몇 군데 성공한 회계사 사무실에 들렀다. 결국 능력과 경험 그리고 스피드와 가격은 기본이고, 거기에 정성과 신뢰가 따라줘야 했다. 사실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을 다시 보고 들어서 확인한 셈이다. 오가며 이용한 우버(Uber) 택시의 성공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좋은 차, 친절한 기사, 빠른 도착, 그리고 저렴한 가격을 누가 마다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