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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50대 가장의 죽음

어느 50대 가장의 죽음

예고도 없이 갑자기 찾아온 가장의 죽음. 아침에는 멀쩡하게 출근했다. 그런데 죽음으로 돌아왔다. 어떻게 될까? 그 가정은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았다. 아내는 남편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어 실신할 것이다. 자식들은 허망함에 망연자실할 일이다. 모든 죽음이 그렇지만 가장의 죽음은 더 치명적이다.

만약 그 일이 나에게 일어난다면? 그것이 교통사고든 강도 사건과 관련된 것이든. 아니면 스트레스와 과중한 업무로 인한 돌연사든. 이제 막 50을 넘긴 나의 죽음은 교회와 카톡을 통해서, 신문보다 더 빠르게 뉴욕과 뉴저지에 퍼져나갈 것이다.

남은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평가할까? 참 열심히 살았는데 안타깝다, 15년 동안 혼자서 키운 딸들이 이제 직장을 잡고 대학도 갔는데, 어쩔 수 없었던 –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아버지로서의 외길, 쉬어갈 수도 그렇다고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갈 수도 없었던 삶. 그렇게만 평가받고 싶지는 않지만, 어차피 평가는 남은 자들의 몫이다.

50대는 일을 참 많이 한다. 그런데도 아직 할 일이, 못 다한 일이 더 많은 것도 50대다. 나는 직원들에게 손님이 갖고 온 W-2를 보물 다루듯 하라고 가르친다. 지난 365일 동안 곡괭이로 땅을 찍듯 뚜벅뚜벅 걸어온 힘겨운 삶이 거기에 녹아있기 때문이다. 숫자뿐인 종이 한 장이지만, 그 안에는 얼마나 많은 땀과 고민이 녹아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어느 손님의 서류를 보다가, 나 혼자서 꾸뻑 절을 한 적도 있었다. 존경스럽고 배울 점이 많은 손님들을 만나는 것도 회계사로써 참 감사할 일이고 축복이다.

이제 2015년 마지막 칼럼의 마지막 줄을 쓸 때가 되었다. 뭔가 근사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문장을 찾았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가장 기본적인 것 – 건강과 행복, 사랑과 배려, 그리고 존중과 격려가 아닐까 싶다. 술과 담배를 줄이고 운동을 늘리는 것도 50대가 당장 할 일이다. 닫힌 관계들을 회복하고 막힌 통로를 뚫는 것도 50대가 당장 할 일이다. 우리 자녀들이 살아갈 이 세상을 희망적으로 만드는 것도 50대가 당장 시작할 일이다.

<당장>이라고 말 한 것은 어쩌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어느 50대 가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나 같이 남은 자들에게 많은 반성을 주고 갔다. 똑같은 일이 나에게 일어난다는 필연도 없지만, 그렇다고 일어나지 말라는 보장도 없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고통 없이 행복한 2016년 새해가 되길 소원한다. Goodbye 2015, Hello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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