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에서 배우는 미국시장의 진출
한국에 있는 내 친구들 3명중 2명은 은행 지점장이거나 회계사다. 그 친구들의 소개 덕분에(?), 한국 투자자들의 상담을 자주 받는 편이다. 투자 다각화, 해외 시장 개척, 가족 상황 등등 여러 가지 이유들이 맞물려 미국에 진출한다.
지금까지 겪었던 여러 성공과 실패의 케이스들을 돌이켜보면, 결국엔 모든 것이 <이해와 관계>가 아닌가 싶다. 현지 시장과의 관계, 현지 직원과의 관계, 현지 투자자와의 관계, 그리고 현지 전문가와의 관계. 그런 새로운 관계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빨리 적응하는가가 사업성패의 관건이다.
한국과 동남아시아에서 20년 동안 식품 사업을 했던 김식품 사장.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영주권자 직원을 대표로 내세웠는데 그것이 나중에 문제가 되었다. 회계사가 법인을 LLC로 만들어서 회사의 순이익을 전부 그 직원(100% 주주)이 떠안았다. 이름을 빌려줬던 직원과 그 사실을 나중에 안 남편에게 어떤 일이 벌어졌겠는가.
최뷰티 사장은 투자자 겸 이사로 채용한 현지 동포에게 당한 케이스다. 알고 보니, 그 이사가 수금한 돈을 개인적으로 썼고, 본사에는 받지 못했다고 보고했다. 소송은 했지만, 도망간 사람을 어떻게 찾나? 빠르고 쉽게 해보려고, 그 이사에게 너무 많은 권한을 준 것이 문제였다.
이전자 사장은 미국에 파견된 본사 직원의 노동법과 랜드로드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상당한 벌금을 물어야 했다. 돌이켜보면, 법 자체의 차이라기보다는 문화적인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 잘못이었는데, 결국엔 누구의 주머니에서 돈이 나왔겠나? 돌이켜보면, 문제가 그렇게 커지지 않을 수도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참 많은 케이스라고 한다.
여기서는 실패 케이스만 나열을 했는데, 크게 성공한 비즈니스도 아주 많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새로 진출하는 시장과 새로 만들어지는 관계들에 대한 <이해>없이 무턱대고 지르고 볼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한국에서 급하게 도망 나와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오늘 못가면 내일 가면 된다. 부산 사람이 서울만 와도 어리둥절한데, 미국은 어떻겠나? 말과 문화가 다르고, 시장은 더욱 다르다. 아파트 옥상에 올라갔다가 해서, 우주와 가까워졌다고는 볼 수 없다. 우주에서 볼 때는 다 거기가 거기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