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수, 네가 왜 여기 있나?
<인천상륙작전> 영화를 봤다. 해군 첩보부대 장학수(이정재)와 북한군 인천 사령관 림계진(이범수). 평양에서 인천으로 오던 북한군 장교 박남철을 죽이고 그로 위장, 호랑이 굴로 잠입한 남한의 장학수 대위. 림계진 인민군 사령관은 이 사람이 진짜 박남철인지 계속 의심을 품는다.
맥아더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은 장학수(이정재)에게 달렸다. 정보를 캐내서 지뢰를 미리 제거하고, 월미도 등댓불을 켜는 것이 그의 임무. 림계진 사령관이 장학수 대위와 술자리를 갖는다. 그때, 부하의 다급한 전화를 받은 림계진. 그리고 이정재에게 송곳같이 묻는다. 장학수, 네가 왜 여기 있나? – 들켰다! 내 주먹에 힘이 들어간다. 모든 것이 발각 났다. 이제 어떻게 하지?
사방이 덫이다. 정신 바짝 차려야 산다. 지금의 우리가 장학수 처지다. 한국, 미국, 중국, 유럽. 어디도 100%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곳이 없다. 뉴욕, 뉴저지, 커네티컷. 어디도 장사가 잘 된다는 손님들이 없다. 모두들 죽겠다고 아우성이다. 이럴 때 일수록, 정신을 정말 똑바로 차려야 산다.
이번 올림픽에서, 내가 본 최고의 장면은 영국의 모 파라(Mo Rarah). 육상에서 갈렌 럽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오 마이 갓 – 관객들은 비명을 질렀다. 파라는 곧바로 일어났지만, 벌써 다른 선수 20명이 그를 앞질렀다. 하지만 그는 침착했다. 일어나서, 다시 달렸다.
마지막 두 바퀴를 앞두고 선두로 치고 나간 파라는 200m를 남겨두고 폴(케냐)에게 한 차례 역전을 허용 당했다. 그러나 70m를 남긴 커브에서 괴력의 스퍼트를 보여줬다. 27분 05초 만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의 목에 메달이 걸렸다 – 자랑스러운 금메달.
누구나 쓰러지고, 누구나 실패한다. 누구나 고난이 있고, 누구나 좌절이 따른다. 지금은 다 힘들다. 그래서 정신 똑바로 차린 사람만 살아남을 수 있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변수에 집중하자. 비 온다고 하늘 탓만 하고 있으면 옷만 젖는다. 누가 우산을 받혀줄 것 같은가? 꿈 깨세요.
지금 비즈니스를 하면서, 환경과 인권, 거기에 정의까지 앞세운 목소리를 이길 수는 없다. 그것이 지금의 추세다. 나약한 패배주의가 아니다. 물론 다른 의견들이 있고, 과연 누구를 위한 정의(Justice)인지 되묻겠지만, 세상이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는가? 현실을 직시하라는 말이다. 정신 똑 바로 차려야 한다. 지금은 사방팔방이 덫이다.
그리고 나는 나에게 묻는다. 문주한, 너는 왜 여기 있나? 오늘은 그 대답을 좀 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