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와 아마추어 세금보고의 차이
프로가 만든 세금보고와 아마추어가 만든 세금보고는 같을 수 없다. 앞만 보고 30분 만에 끝낸 세금보고와 동서남북 전체를 따지면서 3일을 고민한 세금보고가 절대로 같을 수 없다. 나는 내게 돈을 주는 손님을 위해서, 오늘도 고민을 한다. 모든 CPA들이 그렇듯 말이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를 구별하는 방법은 많다. 오늘은 그 중에서 가장 이해하기 쉬운, 개인세금보고의 소득공제 방법을 갖고 구분을 해보기로 하자. 다들 알겠지만, 소득공제는 기본(standard)공제와 개별(itemized)공제가 있다. 둘 중에서 하나만 선택할 수 있는데, 당연히 높은 금액을 공제받는 것이 유리하다. ‘무조건’ 해주는 기본공제는 부부기준 12,600달러다.
각종 영수증이 필요한 개별공제는 병원비, 집 모기지 이자와 재산세, 기부금 등 여러 공제항목들을 합쳐서 계산한다(Schedule A). 따라서 개별공제 항목들을 모두 합쳐봤자 기본공제 12,600달러보다 적다면, 복잡하게 생각할 것도 없이 간단하게 표준공제를 선택하는 것이 세금면에서 유리하다.
그런데 문제는 개별공제 합계가 기본공제(12,600달러)보다 많은 경우다. 물론, 예를 들어서 개별공제 합계가 2만 달러라면, 당연히 금액이 큰 개별공제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것은 초등학교 산수다. 총 소득 3만 달러에서 12,600달러(기본공제)를 빼는 것과 20,000달러(개별공제)를 빼는 것 중에서 어느 것이 유리할까? 당연히 금액이 큰 개별공제를 선택하여야 과표(taxable income)를 줄일 수 있고, 세금도 줄일 수 있다.
그런데 말이다. 개별공제 합계가 기본공제(12,600달러)보다 많다고, 개별공제를 선택하는 것이 무조건 유리할까? 경우에 따라서는 눈물을 머금고 금액이 더 낮은 개별공제를 선택하는 것이 프로가 하는 세금보고다. 마이너스(negative numbers) 과표는 아무 쓸모가 없다는 것, 금년에 공제받지 못한 재산세나 모기지 이자를 내년에 공제받는 방법도 거의 없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묻겠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빵을 주는데, 굳이 악을 써서 똑같은 빵을 받아낼 필요가 있을까? 빵을 2개 준다면 모를까,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 아무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12,600달러의 기본공제를 해주는데, 굳이 재산세 영수증, 모기지 이자 영수증, 교회 헌금 증명서 같은 종이들을 덕지덕지 붙여가면서, 그런데 고작 400달러 더 많은 13,000달러를 공제받는 것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특히 수입과 지출의 비율이 (IRS가 봤을 때) 비상식적인 경우는 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