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에게 농구해보라고? – 2
지난 칼럼에서는 축구선수 이강인에게 농구까지 시키지는 말자는 얘길 했었다. 다 자기 전공이 있고, 자기가 잘 하는 분야가 따로 있다. 세금 전문가인 내게는 ‘직원 메디케이드 받게 하려면, 주급을 얼마로 보고해야 돼요?’ 같은 어려운 질문은 제발 하지 말아달라는 뜻으로 썼다. 그런 질문은 메디케이드 전문가에게 물어봐달라는 뜻이다.
말이 나온 김에, 약간의 최저임금 인상이 메디케이드(Medicaid) 혜택의 완전 박탈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얘기도 했었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법정 최저임금이 오르면 메디케이드와 근로장려금(EIC), 무상 학자금 등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금이 감소할 텐데, 그러면 정부부채와 재정적자가 줄어서 정부는 좋겠지만, 결국 영세 자영업자들과 일반 소비자들의 고통은 반대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얘기도 지난주 칼럼에서 했었다.
오늘은 그 두 번째로, 소셜연금과 메디케이드에 대해서 한 걸음 더 들어가 보자. 언젠가 어느 신문에서 ‘소셜 시큐리티 연금은 늦게 받는 것이 유리하다’는 기사를 봤다면서, 누가 내게 물어왔다. 물론 그 기사는 틀린 말이 아니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모두에게 적용되는 100% 정확한 말도 아니다.
예를 들어보자. 흥부가 지금 당장 소셜 연금을 받으면 1,900달러. 그런데 몇 년 뒤로 미루면 2,300달러가 나온다. 사망할 때까지 평생 (조정후) 같은 금액을 받기 때문에, 적지 않은 차이다. 따라서 당연히 소셜 연금 하나만 놓고 본다면, 최대한 뒤로 미루라는 말이 백번 맞다. 그러나 그럼으로 해서, 흥부의 메디케이드 혜택은?
만약 메디케이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소득 상한선이 한 달에 2,000달러라고 가정하자. 뒤로 미루면 소셜연금을 매달 400달러 더 받을지 모르지만, 수술비 가령 40만 달러는 누가 낼 것인가? 물론 메디케이드와 메디케어(Medicare)가 이렇게 단순하게 운영되는 것은 아니다. 오늘도 또 얘기가 엉뚱한 곳으로 샜는데, 내 말의 포인트는 각자의 전문 분야가 있으니, 축구선수에게 제발 농구까지 해보라고는 요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회계사에게 묻는 대부분의 질문들은 세금과 전혀 무관하지 도 않다. 회계사에게 심장이식 수술을 어떻게 하는지 물어보는 고객도 없다. 그리고 이 좁은 이민사회에서 자기 회계사 말고는, 어디 가서 터놓고 상의할 곳도 마땅치 않다. 그러니 내가 이렇게 세금만 물어보라고 요구하는 것은 비겁하고 아니꼬운 짓이다. 그러나 그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나는 앞으로도 메디케이드 같이 내 전공이 아닌 것과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둘 작정이다. 나의 하루는 세금 문제만 연구하는데도 시간이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