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지법인 설립 – 델라웨어 (3)
이제 우리들이 흔히 하는 오해 세 가지만 정리하고 글을 맺고자 한다. 첫째는 한국의 은행이나 국세청 직원들과 얘기를 해보면, 아주 가끔은 델라웨어가 ‘뭔가 떳떳하지 못한’ 회사들이 가는 곳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가진 사람들을 만난다. 그렇게 오해 받는 것이 싫어서 아예 델라웨어를 기피하는 사람들까지 있다. 델라웨어 법인설립의 이유를 법률적이고 경제적인 사업전략에서 이해해야지, 그것을 색안경을 끼고 볼 일은 절대로 아니다. 물론 과거에 델라웨어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서 돈 세탁을 했던 한국회사들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세상이 바뀌었다.
둘째로 예컨대 부산에서 사업자등록을 내고 서울에서 장사하는 것은 불법인 것처럼, 델라웨어에만 법인을 설립하고 정작 장사는 가령 뉴욕에서 하는 것은 불법이다. 반드시 내가 돈을 버는 곳에 등록(foreign registration)을 해야 한다. 뉴욕입장에서 가만히 있을 리 없다. 별도의 사업장 없이, 집에서 온라인 판매를 해도 마찬가지다.
우리들이 흔히 하는 오해의 마지막은 법인설립을 델라웨어에서 했기 때문에 모든 법원의 관할(jurisdiction)이 델라웨어일 것이라는 오해다. 법인설립을 델라웨어에서 한 뒤, 실제 장사는 뉴욕에서 한다고 치자. 델라웨어 회사법에서는 주주의 책임을 투자한 자본금에 한한다(DGCL §102(b)(6))라고 단정적으로 쓰여 있다. 그러나 뉴욕의 회사법은 ‘generally’ 투자한 자본금에 한한다. 다만… (NYBCL §628) 과 같이 설명이 길다. 이 말은 뉴욕에서는 경우에 따라서 투자한 자본금 이상까지도 책임을 질 수 있다는 뜻이다. 주주의 유한책임 측면에서 델라웨어가 이렇게 유리하지만, 실제로 고용과 장사를 뉴욕에서 했다면 법인설립을 델라웨어에서 했더라도 불리한 뉴욕의 회사법이 적용될 수 있음에 주의해야 한다.
지금까지 법인설립을 델라웨어에서 하면 좋은 경우들, 반대로 좋지 않은 경우들, 그리고 이와 관련된 대표적인 오해들 세 개를 살펴봤다. 결론적으로 델라웨어는 미국 현지법인을 설립하기에 가장 좋은 주들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실제로 많은 한국 고객들에게 델라웨어를 추천하고 있고, 나 스스로도 델라웨어 법인을 갖고 있다. 그러나 세상 모두에게 맞는 옷이 없는 것처럼, 누구에게나 델라웨어가 최적의 법인 설립 주소는 아니다. 결국 예상되는 추가 비용과 기대되는 효과를 따져봐야 하는데, 그 결정을 위해서는 내 현재 상황이 어떤지, 그리고 앞으로 사업 전개가 어떻게 될 것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조 맛집이라도 결국 내 입맛에 맞아야 그것이 진정한 나의 맛집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법인설립 대행 장사꾼들의 말에 너무 현혹되지 말자. 사업 초기에는 사소한 지출도 중요한 지출인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