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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A 칼럼

불친절한 세법

미국 회계사를 20년 정도 하다 보니 발견한 것. 한국 세법과 가장 큰 차이가 미국 세법은 참 불친절하다. 친절하게 이것은 되고 저것은 안 되는 식이 한국 세법이다. 그런데 어떤 미국 세법은 표현이 애매하다. 예를 들면 reasonable(합리적인), acceptable(수용 가능한)과 같은 세법 조항들. 법원의 판례들이 그 간극을 좁혀주고는 있지만, 실제 세금보고에서 어떻게 적용할지 난감할 때가 많다. 한국 세법이 38선 철조망 그 자체라면, 미국 세법은 그 철조망을 경계에 두고 남쪽으로 몇 마일, 북쪽으로 몇 마일. 그렇게 두루뭉술한 부분들이 있다. 사실, 이제 와서 실토하지만 국내생산활동공제(Domestic Production Activity Deduction)는 내 비장의 카드들 중 하나였다. 속 좁게도, 나만의 비밀 노하우가 들킬까봐 지금까지 이 칼럼에서 전혀 언급하지 않았던, 몰래 숨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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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이 지고 백합이 필 때

손님의 세금보고 연장(extension) 요구. 나는 달갑지 않다. 3월 15일은 에스 코퍼레이션과 파트너십 세금보고 마감. 4월 15일은 일반 씨 코퍼레이션과 개인 세금보고 마감. 그때그때 끝내줘야 정말로 끝난 느낌인데, 6개월 뒤로 미뤄놓으면, 뭔가 숙제를 안 한 느낌이다(사실도 그렇다). 그런데 생각을 한 번 바꿔보자. 고기 집 식당에 한창 사람들이 바글바글할 때, 과연 제대로 된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을까? 물론, 손님이 아무리 많아도 착착 돌아가는 식당이 최고다. 그런데 불판위의 고기는 타들어 가는데 직원들은 저마다 바빠서 하나도 들여다보지 않는다면? 그런데 그렇게 바쁜 식당인데도 고기 맛 하나는 장안에서 최고라면? 나라면 두세 시쯤 가겠다. 다른 손님들 다 빠진 뒤 말이다. 회계사 사무실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어차피 작년 11월에 가결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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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능력과 말의 무게

삶의 무게, 죽음의 무게. 그 중간 어디쯤, '말의 무게'가 있다. 누구의 말은 머리카락 한 가닥보다 더 가볍다. 그러나 누구의 말은 지구보다 더 육중하게 가슴에 와 닿는다. 말은 앉은뱅이를 일으켜 세우기도 하지만, 동시에 건강한 사람을 자빠뜨리기도 한다. 그 말의 무게는 사람마다 다르다. 언론과 비즈니스도 마찬가지다. 최근 사례가 하나 있어서 소개한다. 뉴욕타임즈(NYT)가 2주 전, 트럼프 대통령의 세금 개혁안 때문에 중산층의 세금이 오히려 4천 달러 더 늘었다고 썼다. 그러자 세계의 많은 신문과 방송들이 그 기사를 그대로 베꼈다. 의심하지 않고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뉴욕타임즈가 갖는, 부인할 수 없는 말의 무게다. 그러자 월스트릿저널(WSJ)이 4일 뒤, 뉴욕타임즈의 세금 계산이 틀렸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NYT가 원래 기사를 쓰면서, 자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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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 팰팍

친구 덕분에, 서울 가면 꼭 들르는 술집이 하나 있다. 간판도 없는 스피크이지(speakeasy) 바 스타일인데, 위치가 용산구 한남동이다. 강남 신사동에서 한강 다리 하나만 건너면 바로 만나는 곳. 옆에 이태원과 남산을 둔, 달동네와 4대 재벌회장 일가가 서로 이웃인, 정말 묘한 동네가 한남동이다. 뉴저지에 그 한남동과 비슷한 면적에, 비슷한 인구수, 그리고 비슷한 느낌의 동네가 있다. 바로 팰리세이즈 파크(Palisades Park). 우리 집 막내가 대학가면서, 내게 거주이전의 자유, 그리고 ‘팰팍’ 주민등록증을 선물했다. 물론 내가 팰팍 주민이 된 것에 관심 가질 사람들은 아무도 없다. 오늘은 나처럼, 뉴저지에 살면서 일은 주로 뉴욕에서 하는 사람들에 대한 얘기다. 일단, 연방(IRS) 소득세는 알라스카든 하와이든, 뉴욕이든 뉴저지든, 어디에 살든지 똑같다. 문제는 주마다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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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의 팀워크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 살았으면 좋겠다. 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도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 놓고 열어 보일 수 있고, 악의 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는 친구가. 나는 반다지를 닦다가 그를 생각할 것이며, 화초에 물을 주다가, 안개 낀 아침 창문을 열다가, 가을 하늘의 흰 구름을 바라보다가, 까닭 없이 현기증을 느끼다가, 문득 그가 보고 싶어지며, 그도 그럴 때 나를 찾을 것이다. 그러다가 어느 날이 홀연히 오더라도 축복처럼, 웨딩드레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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팁 크레디트(tip credit)

노동법에 팁 크레디트(tip credit)라는 것이 있다. 예를 들어서, 법정 최저임금이 시간당 12달러. 손님들이 시간당 평균 2달러의 팁을 준다면, 고용주는 기본적으로 10달러만 줘도 된다. 합치면 최저임금 조건에 맞기 때문이다. 그래서 팁 크레디트를 (나는 이 말에 반대하지만) sub-minimum wage라고도 부른다. 물론 여기에는 지역별, 업종별 차이와 금액적인 제한이 있다. 캘리포니아와 인근의 서부 4개주(몬태나, 네바다, 오레곤, 워싱턴)가 대표적으로 팁 크레디트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커네티컷은 독특하게 식당에는 팁 크레디트를 인정하고 있지만, 네일과 미용은 직원들이 아무리 많은 팁을 벌어도, 고용주는 일반 최저임금(10달러 10센트) 이상을 줘야 한다. 최근에 부쩍 이 팁 크레디트에 대한 논의가 많아졌다. 그 기저에는 경제정의의 실현, 약자의 인권보호와 평등, 그리고 동네 소매점들과 정치가 숨어있다. 작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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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시큐리티 소득

캐시는 권력이다. 은퇴자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정부가 운용하는 국민연금, 소셜 시큐리티(social security). 그런 의미에서, 이것은 은퇴자금의 기본이자 살아남은 자들의 권력의 기초다. 통계에 의하면, 현재 6천만 명 이상이 이 소셜연금(SSA)을 매달 받고 있는데, 미국 은퇴자들의 1/3은 이것이 유일한 노후 대책이라고 실토했다. 그들에게는 생명수와도 같은 돈이다. 그런데 이 소셜 시큐리티 연금에도 세금이 붙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원칙적으로 소셜연금도 소득세 과세 대상이다. 단, 지난 1년 동안, 다른 소득에 소셜연금의 50%를 합친 총액(provisional combined income)이 32,000달러를 넘지 않으면 소셜연금 부분이 연방 소득세법상 소득에서 제외된다(싱글은 25,000달러). 이 말은 다른 소득이 아예 없거나 많지 않다면, 소셜연금에 대한 세금걱정은 안 해도 된다는 뜻이다. 그리고 44,000달러(싱글은 34,000달러)가 넘더라도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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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과 세금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고 있는데, 옆 자리에서 말싸움이 붙었다. 형 놀부는 세금보고를 하자고 하고, 동생 흥부는 왜 하냐고 언성을 높였다. 세금 낼 것 내고, 속편하게 살자는 쪽은 놀부였다. 그러나 흥부는 남들도 안 내는 세금을 왜 우리만 내냐고 따졌다. 두 남자의 목소리가 얼마나 큰지, 아예 동네방네 광고를 하고 있었다. 싸움의 내용을 들어보니, 그 형제들이 이번에 비트코인 팔아서 돈을 꽤 벌었나 보다. 돈은 같이 벌었지만 세금에 대한 생각은 완전히 달랐다. 주식 같은 것은 거의 모든 거래가 IRS로 보고가 되니까, 어쩔 수 없이(?) 세금보고를 해야 하지만, 코인 거래소는 아직 IRS 보고를 안 하는데, 왜 그것을 스스로 밝히냐? 이것이 흥부의 주장이다. 그러나 IRS가 알든 모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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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가 정말 내렸나?

NY 양키스와 LA 다저스. 미국의 메이저리그 야구팀들이다. TV는 그들의 경기를 열심히 생중계한다. 그런데 247개의 마이너리그 팀들은? 거기에서 뛰는 선수들만 해도 만 명이 넘는다. 그들도 어렸을 때부터 야구에 미쳤던, 어엿한 프로야구 선수들이다. 그러나 그들의 경기는 TV 생방송은 고사하고, 게임 결과도 찾아보기 힘들다. 언론에서 그들은 철저히 찬밥이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 개혁을 다루는 언론의 태도도 마찬가지다. 세법 개정이 확정된 다음 날 아침, 모든 신문들은 약속이나 한 듯, 를 헤드라인으로 뽑았다. 그러나 우리 같이 영세한(small, not profitable) 비즈니스들에게는 인하가 아니라, 반대로 인상이 된 것을 왜 아무도 보도하지 않았을까? 지금 TV에서는 날씨가 너무 좋다는데, 밖에서는 천둥 번개에 폭우가 쏟아지는 꼴이다. 물론 낙수효과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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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송금

한국에 돈을 보냈다고 해서 그 자체로 세무상 문제가 되는 일은 거의 없다. 목적과 과정이 정당하다면 얼마든지 보낼 수 있다. 다만, 그동안 비즈니스와 개인 세금을 어떻게 해왔는가는 따져볼 문제다. 한국으로의 송금은 사업상 투자와 부동산 투자로 나눠볼 수 있다. 우선, 한국에 비즈니스 진출을 하는 경우. 이와 관련된 가장 중요한 한국 법률이 외국인투자촉진법과 외국환거래법이다. 한국 입장에서 내국인들은 최소 자본금 규정이 폐지되었지만, 외국인들은 현지법인을 설립할 때 최소한 1억 원(약 94,000 달러) 이상의 자본금을 납입시켜야 한다. 현지법인이 아닌 지점(branch) 형태로 진출하면 이 조건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지점이 갖는 영업상 제한이 있음을 감안하여야 한다. 뿐만 아니라, 지점 형태로 진출하면, 한국의 비즈니스 영업 결과가 미국 본사의 세금보고와 재무제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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