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반환점
마라토너들의 말을 들어보면, 반환점을 돌 때 가장 힘이 난다고 한다. 다리에 힘은 빠졌지만, 앞으로 달릴 길에 대한 막막함이 줄어들어서 그렇다. 이젠, 어디에 커브길이 있고, 어디에 오르막길이 있는지 알고 있다. 이미 지나온 길이니까. 많은 세월이 흘렀다. 자식 좋은 대학 보내겠다고 학원이며 길거리에 쏟아 부은 시간들, 더 많은 돈을 벌겠다고 등졌던 가족들, 먹고사는 일에 바빠서 애써 덮어두었던 청춘의 꿈들. 반환점을 돈 뒤에야 비로소, 자기 인생의 진정한 가치에 눈을 뜬다. 어떤 사람은 다시 사랑을 시작하고, 어떤 사람은 등산을 시작한다. 고은 시인은 이렇게 노래했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 힘들게 뛰어왔던 오르막이, 돌아갈 때는 내리막이다. 올라올 때 힘든 언덕이었을수록, 내려갈 때는 한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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