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집을 팔아서 자녀에게 증여
뉴저지에서 혼자 살고 있는 최OO씨.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이 뷰티 서플라이 도매상을 하고 있다. 집을 하나 사주고 싶고 가게도 넓혀주고 싶다. 엄마 마음이 다 그렇다. 최OO씨에게는 10년 전 이민 올 때 7억 원을 주고 사 둔 아파트 한 채가 있다. 알아보니 시세가 10억 원이라고 한다.
이제 최OO씨는 세금과 송금 문제가 맘에 걸린다. 아파트를 먼저 팔아서 아들에게 돈을 주는 것이 좋은지(선 양도). 아니면 아파트를 통째로 아들에게 줘서 아들이 처분하는 것이 좋은지(선 증여). 뭔가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 답답하기만 하다. 내 사무실을 방문했던 최OO씨는 이야기를 여기까지 한 뒤 내 답변을 기다렸다.
이 문제는 한국 재산을 어떻게 아들에게 넘겨줘야 세금을 줄일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가능한 방법들이 아주 많다. 여기서는 간단하게 최OO씨가 집을 먼저 처분한 뒤 그 돈을 본인의 미국 계좌로 받아서 아들에게 주었을 때의 세금문제만 따져보기로 한다.
먼저 한국에서의 양도소득세 문제다. 1세대 1주택에 해당하면 매매 차익 9억 원까지는 양도세가 없다. 그러나 오랫동안 미국에 산 최OO씨는 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자격이 없다. 따라서 매가 10억에서 원가 7억 원을 뺀 매매차익 3억 원 전체가 양도소득세 대상이 된다. 여기서 장기보유 특별공제 30%와 기본공제 500만원을 공제한 2억 원이 양도소득세 과세표준이다. 대충 계산해보면 낼 세금이 6천만 원이다. 매매 차익의 20%다. 그러면 일단 최OO씨는 9억 4천만 원의 깨끗한 돈을 손에 거머쥘 수 있다.
미국 시민권자인 최OO씨는 미국에도 세금보고를 하여야 한다. 한국에 이미 세금을 냈기 때문에 연방 IRS에 낼 것은 없다. 한미조세조약 제5조의 ‘외국납부세액공제(Foreign Tax Credit)’의 힘이다. 그러나 오바마케어 건강보험 때문에 작년에 생긴 Net Investment Income Tax 3.8%는 피할 수 없다. 뉴저지 주정부에도 별도의 양도소득세를 내야한다. 대충 합쳐서 2만 달러는 될 것이다. 결국 한국에서 생긴 매매차익 3억 원(30만 달러)에 대해서 최OO씨가 한국과 미국에 낸 세금이 총 8만 달러다. 4분의 1이나 된다.
최OO씨는 미국 계좌로 옮긴 92만 달러 전부를 아들에게 줬다. 살아서 줬으니 상속세가 아니라 증여세 문제다. 미국에서 미국 사람들 사이에 이뤄진 증여이므로 한국 증여세 문제는 없다. 뉴저지는 증여세라는 것이 아예 없다. 남은 것은 연방 IRS 증여세 문제뿐이다.
미국의 증여세는 한국과 반대로 부모의 책임이다. 그러나 최OO씨가 평생 534만 달러의 통합공제를 신청하면 부모든 아들이든 증여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다(Form 709). 이제 최OO씨는 재산이 하나도 없으니 편한 마음으로 정부혜택을 받을 수 있다. 남은 것은 단 하나. 아들의 비즈니스가 잘 되고 엄마를 향한 아들의 마음이 변하지만 않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