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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

<모나리자>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500년 전 작품이다. 검은 옷을 입은 여인이 손을 포개고 앉아, 알듯 모를 듯 미소를 띠는 모습이다. 이번에 다시 루브르를 찾았다. 대학생 때 친구들과 모스크바와 베를린을 거쳐 파리에 도착했었고, 이번에는 한국 출장길에 일행들과 잠깐 들렀다.

30년 만에 달라진 것은 모나리자에 대한 대접이 확 올라갔다는 것. 그리고 중국인들이 엄청 많아졌다는 것. 80cm 밖에 안 되는 작은 그림이 벽 한쪽을 통째로 쓰고 있었다. <모나리자>는 루브르의 간판스타가 되었다. 그 1등에 대한 열광은 관람객들도 마찬가지였다.

버스에서 내린 단체 관광객들. 검은 물소 떼처럼, 우르르 어느 한 곳을 향해서 몰려간다. 양 옆에 걸려있는 수많은 작품들은 안 중에도 없다. 2층의 6번방으로 돌진하는 그들의 머릿속엔 오직 하나 – 모나리자. 출근 시간의 한국 신도림역 같다. 서로 인증 샷을 찍으려고 밀고 밀치고.

내가 오늘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모든 1등에 대한 열광이 과연 정당한가, 하는 의문 때문이다. 물론 나는 미술의 ‘미’자도 모른다. “왜 이렇게 모나리자가 유명한지 모르겠네.”라고 말했다가, 일행들에게 무식하다는 핀잔을 받을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연 모나리자를 보기 위해서 달려가느라 놓친 다른 작품들은 그렇게 홀대를 받아도 되는 것일까? 물론 제한된 시간과 근력을 감안하면 그것이 최고의 관람 전략이다. 그러나 세계 3대 박물관에 전시되어 그 자체로 이미 인정을 받았지만, 찾는 이 하나 없는 작품들을 생각해보자. 겹겹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어서 도저히 근접도 하지 못하는 6번방과는 너무 대조적이다.

물론 1등에 대한 사회의 대접은 필요하다. 또 다른 1등이 되고 싶은 선순환이 세상을 발전시키기 때문이다.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피땀 어린 노고와 그 본질적인 가치를 무시하자는 말도 아니다. 그런데 사회의 모든 시선과 혜택이 1등에게만 집중되는 것이 과연 선한 일이고 정당한 일일까?

자식을 하버드에 보내야 성공한 이민자일까? 그렇다면 하버드에 보내지 못했으면 모두 실패한 이민일까? 선한 1등은 그 자체로 고귀하다. 우리는 태어난 것 하나만으로도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된 영광을 갖는다. 이제는 꼴찌와 가난한 사람, 소외된 사람들, 차별받는 사람들에게도 따뜻한 햇볕이 비춰지는 세상이면 좋겠다. 이제는 그들에 대한 관심, 배려와 지원이 있어서 다 같이 함께 가는 세상, 모두가 행복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어쩌면 <모나리자>의 미소가 꿈꾸는 세상도 그런 세상일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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