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준비는 되셨어요?
조선시대 27명의 왕들 중에서 80살 넘게 사신 분은 영조뿐이다. 당시에 평민들의 수명은 평균 24세. 불과 400년 만에 인간의 수명이 4배 가까이 늘었다. 사람 인생은 30 – 30 – 30으로 쪼개진다. 처음 30년은 태어나서 부모로부터 보살핌을 받는다. 그 다음 30년은 내가 부모가 되어서 자녀를 출가시키는 기간이다. 그리고 마지막 30년은 은퇴와 질병, 그리고 죽음을 맞는 기간이다.
DJ 김광한, 자본론의 김수행 교수, 싱가포르 리콴유 총리, 반지의 제왕 크리스토퍼 리, 닥터 지바고의 오마 샤리프, 가수 이한필.. 그들은 모두 2015년에 죽은 사람들이다. 영원히 우리 곁에 있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나도 죽고 당신도 죽는다. 단지 얼마나 앓다가 죽는지가 다를 뿐이다.
옛날엔 일찍 죽었다. 그러나 이젠 쉽게 죽어지지도 않는다. 앞으로의 30년은 참 긴 세월이 될 것이다. 그래서 은퇴준비가 중요하다. 정부와 자녀는 믿을 것이 못된다. 오히려 늙은 부모가 자식을 부양해야하는 웃기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30살 넘은 자식의 아침밥을 챙겨줘야 하는 억울한 세상이다.
나는 20년 동안 손님들에게 은퇴 상담을 했다. 그래서 은퇴는 남의 문제인 줄만 알았다. 그런데 이젠 나의 문제가 되었다. 이젠 바닥으로 기어야 할지 위로 날아야 할지 결정할 때가 되었다. High로 갈지 Low로 갈지 방향을 제대로 잡아야 한다. 안 그러면 죽도 밥도 안 될 수 있다. 공적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많은 종류의 연금, 금융자산과 부동산 자산의 비중, 한국과 미국내 자산의 배분, 재산의 조기 증여와 양도 등등 생각할 것이 많다.
연금의 경우도 어떤 플랜인가에 따라 또는 소득이 어떤가에 따라서 세금을 전부 낼 수도 있고 일부만 낼 수도 있다(IRS Pub 575, 915). 그러나 무턱대고 가입했다가 후회할 수도 있으니 주의하여야 한다. 극히 일부지만 “이미 IRS의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나중에 세금 걱정은 하지 말라.” 또는 “똑똑한 유태인들이 드는 보험이니까 안심하고 구입을 해라.” 등등 확인되지 않은 감언이설로 일단 보험부터 팔고 보자는 브로커들도 있다고 들었다. 현란한 복리구조의 그래프를 보고 나중에 엄청난 혜택을 받을 것 같지만, 나중에 엄청난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 함정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총 보험료의 25% 규정 등 IRS의 입장도 수시로 바뀌니 자주 눈여겨봐야 한다.
노후 준비는 정말로 필요하다. 그러나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면 땅을 치고 통곡할 수 있다. 그래서 평생을 같이 갈 책임 있는 전문가를 만나야 한다. 나중에 장례식에 와서 함께 울어 줄 성실한 전문가를 만나야 한다. 그것이 50살이 되면 할 일이다. 그나저나 내가 딱 50인데, 나의 노후는 누구와 상의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