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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칼럼 [세금/회계] – 어느 회계사가 동료 회계사에게 쓰는 편지

중앙일보 칼럼 [세금/회계] – 어느 회계사가 동료 회계사에게 쓰는 편지

동업의 힘
 

 

어느 회계사가 동료 회계사에게 쓰는 편지 – 이제는 ‘동행’을 꿈꾸다

 

김 회계사님, 안녕하세요, 문주한 회계사입니다. 잘 지내셨는지요? 연락이 뜸했습니다. 왜 이렇게 사는 것은 바쁘고, 세월은 화살보다 빠른지요.

우리들이 이 길에 함께 들어선 지도 어느덧 30년이 되어갑니다. 요즘 들어 부쩍 숨이 찬 것을 보니, 우리도 이제 산의 꽤 높은 곳까지 올라온 모양입니다. 잠시 주변을 둘러보면, 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하나둘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젊은 시절의 저는 세금과 회계 지식이 회계사에게 필요한 전부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많은 고객들로부터 제가 오늘도 배우고 있는 것은 그런 지식 밖의 세상이 훨씬 더 크다는 것입니다.

처음 만난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여는 법, 주저하는 고객의 속마음을 읽어내는 법, 수많은 말들 속에서 필요한 핵심을 골라내는 법, 그리고 무엇보다 잘못했을 때 진심으로 사과하는 법, 완전히 용서하고 이해하지 못해도 관계를 지켜내는 법까지.

이 일을 오래 할수록 느끼는 것은, 결국 우리가 다루는 것은 ‘숫자’가 아니라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야기가 길어졌습니다. 사실 오늘 이 편지를 드리는 이유는 김 회계사님께 동업을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보신 적이 있는지 여쭙고 싶어서 입니다. 서로의 사무실을 단순히 합치고 공통비용을 나누는 ‘겉모습만 동업’이 아니라, 각자의 강점을 결합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는 ‘진짜 파트너십’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필요하다면 우리를 보완해 줄 다른 회계사를 모셔도 좋겠습니다.

이런 시가 있습니다. “만 리 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오늘 아침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게 그런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직업상 수많은 동업을 지켜보았습니다. 성공하는 동업도 봤고 아쉽게 실패하는 동업도 보았습니다. 사업이 안 되어도 문제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너무 잘 되어도 문제가 되는 것이 동업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동업의 본질적인 가치를 여전히 높이 평가합니다.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이 동업의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동업은 조건이 아니라 사람의 문제입니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시작하고 그 마음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다면, 그리고 현실적으로도 그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면 좋은 파트너십을 두려워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다 떠나서, 혼자 일하는 것이 가끔은 쓸쓸하고 외롭지 않으세요? 유능한 직원들이 제 곁을 지키고 있어도 최종적인 결정과 그에 따르는 막중한 책임은 오롯이 우리 몫입니다.

앞서 인용한 시의 마지막은 이렇습니다.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 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동업은 바로 그런 사람과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난 30년의 세월을 각자의 자리에서 혼자 걸어왔다면, 남은 10년은 서로의 어깨를 기대고 함께 걷고 싶습니다. 김 회계사님과 제가 하나가 되고, 여기에 우리의 빈틈을 메워줄 또 한 분의 좋은 회계사님까지 모실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요.

김 회계사님, 오랜만에 손 편지를 써봤습니다. 이 바쁜 택스 시즌 지나면 남은 얘기를 차분히 마저 나눴으면 합니다. 건강과 평안을 빌면서, 오늘은 이만 줄입니다. 2026년 4월, 세금신고 마감을 5일 남기고, 뉴욕에서 부족한 문주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