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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다녀와서

한국에 다녀와서

한국에 다녀왔다. 협력 회계사들과 한국에 있는 손님들, 그리고 은행 사람들을 만나느라 바쁘게 보냈다. 전화나 이메일로 아무리 대화를 많이 나눴어도, 결국 마른안주에 시원한 생맥주를 따라갈 수 있을까. 기술이 발전해도, 얼굴 맞대고 나누는 깊은 대화를 이길 수 없다.

 

 

한국에 대하여 사람들은 정치의 후진성을 이야기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사회와 경제가 더 큰 문제다. 먹고살기 힘들어 자살하는 비율이 OECD 최고이면서도, 1개에 7달러씩 하는 수입 과자를 없어서 못 파는 나라,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기술 로열티를 외국에 퍼주면서도, 법인카드로만 룸살롱 접대비를 한 달에만 1,000억 원 이상을 써대는 나라, 6억 원 이하는 부동산 양도세를 면제해주겠다는데도 국민들은 그런 정부 발표를 믿지 못하는 참 이상한 나라가 한국이다. 

 

 

일본은 6년 만에 최대 호황이라는데 한국은 죽을 맛이다. 일본은 물이 들어와 배가 뜨는데, 한국은 물이 빠지면서 온갖 오물이 들어나는 꼴이다. 빈부 격차와 계층 갈등이 이렇게 높은데도, 잘 돌아가는 한국 사회가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문제들을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사는 것이 너무 피곤해서 외면하는 것인지. 하긴, 지하철을 타면 반은 그대로 졸고, 반은 휴대폰으로 ‘아빠, 어디가?’를 보고 있다. 이도저도 아니면 휴대폰을 붙들고 졸든지.  

 

 

작년에 한국의 무역 규모가 세계 8위로 올라섰지만, 일반 국민의 살림살이에서 느끼는 체감 효과는 그게 아닌 것 같다. 수출 외형이 아무리 커져도 정작 사회 양극화의 해소, 일자리 창출 등 서민 경제에는 별 도움이 안 된다고 한다. 대부분 학생들의 점수는 내려갔는데, 일이등 하는 아이들 몇이서 올려놓은 반평균에 좋아라, 하는 담임선생님 같다. 대기업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야 국민 모두가 함께 잘 살 수 있다.

 

 

한국에서 느낀 세금 이야기도 뺄 수 없다. 지금 세계는 탈세방지를 위한 국제협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많은 국가들이 정보의 자동공유(Automatic Exchange of Information) 협정을 체결하고 각자가 갖고 있는 은행계좌 정보를 해당 국가에 자동으로 보내주겠다고 한다. 

 

 

최근에 영국의 조세정의네트워크(Tax Justice Network) 자료에 따르면, 한국에서 외국으로 불법 송금된 돈이 8,000억 달러나 된다. 한국 정부는 미국 등 외국에 많은 자금이 숨어있을 것으로 보고, 역외탈세(offshore tax evasion) 색출에 힘을 쓰고 있다. 미국과 한국은 서로 협조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조세정의에 맞고, 두 나라에 모두 이득이 되기 때문이다.

 

 

편을 이렇게 가른다는 것이 우습지만, 한국 국세청(NTS)이 한국 사람편이 아니라 미국 국세청(IRS) 편이 될 수 있다. 한국의 은행들은 계좌내역이 담긴 항복문서를 들고 미국 국세청에 들어갈 수 있다. 커닝하다 걸렸는데 우리 반 담임선생님이 내 편일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다. 더 이상, 가재는 게 편이 아니고, 팔이 안으로 굽지 않을 수 있다. 세상은 그렇게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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