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칼럼 [세금/회계] – 소셜연금과 노후준비 (3)
소셜연금과 노후준비 (3)
소셜연금, 지금은 비과세의 시간 — 나중엔 어쩌면 ‘다단계 조폭’의 시간
사회보장 은퇴연금(social security retirement benefits, 이하 소셜연금)에도 세금(연방 소득세)이 붙는다. 나의 많은 고객들이 실제로 소셜연금 수입에 대해서 세금을 내고 있다. ‘이중과세 아니냐’는 그들의 항의에 나는 상당 부분 동의한다.
미국에 IRS(국세청)가 생긴 것이 160년 전이다. 소셜연금에도 세금을 붙이는 법은 그로부터 140년이 지난 1983년에 생겼다. 그 전까지는 없었다. 레이건 정부 때, 소셜연금의 50%와 다른 소득을 합친 잠정소득(provisional combined income)이 부부 기준 32,000달러가 넘으면 소셜연금 일부에 대해서 세금을 걷기 시작했다.
소셜연금의 펀드가 고갈될 위기에 처하자 내려진 극약 처방이었다. 당시 입법의 논리는 ‘젊었을 때 냈던 소셜연금 세금(FICA 보험료 납부)의 50%는 회사에서 대신 내 준 것 아니냐? 이제 와서 세금 걷는 것은 이중과세가 아니라 오히려 지연과세다.’ 그러했다. 10년 뒤 클린턴 정부 때는 더 나아가서, 잠정소득이 44,000달러 넘으면 소셜연금의 최대 85%를 소득에 포함시키기 시작했다.
2024년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연금 비과세를 공약했다. 그러나 OBBBA(One Big Beautiful Bill Act) 개정 세법에서 65세 이상에게만 6,000달러의 소득공제(senior deduction)를 추가하는 것으로 우회했다.
내년 초에 신고하는 2025년도 세금신고에서 모두 65세 이상인 부부가 받을 수 있는 기본공제(standard deduction)는 46,700 달러다. 다른 소득이 많지 않은 은퇴자라면 사실상 소셜연금에 대한 세금 부담을 느끼지 못하는, 간접적인 비과세 효과를 갖게 된 셈이다.
문제는 이것이 4년 (2025년 – 2028년) 한시법이라는 것.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면 이 혜택도 끝난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근본적인 세법 개정이다. 은퇴자의 세금 부담과 소셜연금의 이중과세 논란을 줄이기 위해서는 현재 32,000달러로 고정된 비과세 기준점을 대폭 올려야 한다. 지난 40년 동안 떨어진 돈 가치를 감안하면 적어도 6만 달러는 되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소셜연금의 비과세 확대 정책이 ‘세대 간 갈등의 화약고’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청년 세대의 이해와 합의를 구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최근에 총리 4명이 바뀐 프랑스를 보면 그 이유가 분명해진다. 중앙정부 권위가 강한 러시아조차 연금 개혁은 전국적인 시위로 이어졌다.
현재 3조 달러의 기금 창고가 10년 뒤에는 텅텅 빌 것이라는 믿기 싫은 주장도 들린다. 그러면 젊은 세대의 세금이 곧장 은퇴자들의 연금으로 지급되는 구조(pay-as-you-go system), 즉 전 국민 ‘다단계’ 구조처럼 되고 만다.
물론 젊은 세대들의 걱정과 반대로, 70대와 80대가 내는 세금으로 20대와 30대가 먹고사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 그러나 젊은 세대가 느끼는 현재의 분노도 이해해야 한다. 젊은 세대와 은퇴 세대, 양쪽이 모두 불안해하는 순간, 소셜연금 제도는 무너진다.
여기 짧은 지면에 모두 담을 수 없지만, 사회보장 은퇴연금은 이름 그대로 정말 ‘보장 연금’이 되어야 한다. 언제 금액이 깎일지 불안하고, 그 조차도 세금을 내야한다면, 그것은 ‘불안 연금’으로 이름부터 바꿔야 한다. 모든 국민들에게 강제로 저축하게 해놓고서는, 이제 와서 적게 돌려준다면, 거기에 또 세금까지 떼어간다면, 그것은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국가가 아니라 자기들 마음대로 하는 동네 ‘조폭’과 뭐가 다른가.
정치인들은 표만 바라보지 말고, ‘노후준비는 내가 알아서 할 테니 소셜연금부터 폐지하라’는 청년 세대들의 불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거둬들인 세금을 엉뚱한 곳에 쓰지 말고 ‘40년 동안 안 바꾼 소셜연금 비과세 기준을 현실화하라’는 은퇴 세대들의 불만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세상의 많은 혁명은 조세 저항과 관련이 아주 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