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칼럼 [세금/회계] – 회사 통장에 있는 돈 중에서 어디까지가 사장(owner) 것인가?
법인 이익의 배분 (2)
회사 통장에 있는 돈 중에서 어디까지가 사장(owner) 것인가?
사업체가 세무감사에 걸릴 확률은 0.5%라고들 한다. 내 법인 고객들 숫자가 1000개라면, 1년에 5개씩은 매년 감사에 꾸준히 걸린다는 뜻이다. 아직 안 걸렸다면 IRS가 바쁘든지, 내가 운이 좋든지, 둘 중 하나다.
소규모 사업체에서 가장 많이 걸리는 유형은 회사 자금을 개인적으로 쓴 것(commingling). 그것을 회사 비용으로 적당히(?) 공제한 것이 제일 많다고 한다. 여러 IRS 감사관들로부터 내가 직접 들은 것이니 틀린 얘기는 아닐 것이다.
지난 칼럼에서 우리는 삼성전자(한국) 노조의 영업이익 15% 배분에 대한 얘기를 했었다. 그런데 우리가 지금 삼성전자 걱정할 때인가? 삼성은 삼성이 알아서 잘 할 것이다. 우리(미국)가 걱정해야 할 대상은 우리 자신이다.
오늘은 우리 얘길 해보자. 한 해 장사(corporation)를 마치고 보니, 은행 통장에 얼마의 돈이 남았다고 치자. 그 돈은 누구의 돈일까? ‘내 사업이니까 당연히 전부 내 돈이지.’ 사장(shareholder)은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정말 그럴까?
손님들로부터 받은 돈(매상 수입)은 이미 여러 사람의 손을 탔다. 물건 값과 가게 렌트비, 은행 대출금과 직원들 주급. 그러고도 아직 두 개가 더 남았다. 하나는 정부(IRS)가 갖고 갈 세금이고, 다른 하나는 사장인 내가 갖고 갈, 고생한 것에 대한 보상이다.
여기서 어떤 오너는 두 가지 실수들을 한다. 첫 번째는 순서의 문제다. 세금 낼 돈을 생각하지 않고, 남은 돈을 전부 빼갖고 가는 실수다. ‘내가 번 돈 내가 쓰는데 무슨 상관이냐’고 반문할 수 있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은행 통장에 있다고 다 내 돈은 아니다.
문제가 훨씬 더 심각해지는 것은 payroll tax(원천세)와 sales tax(판매세) 낼 돈까지 갖고 갈 때다. 그것은 번 돈(income)이 아니다. 은행에는 있지만 내 돈은 아니다. 직원들과 손님들이 내게 잠시 맡겨 둔 것(trust fund)에 불과하다.
두 번째 실수는 개인적인 지출을 회사 돈으로 쓰는 것. 우리가 IRS에서 EIN(사업자 등록번호)을 받았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동업자’인 IRS와 지분 1/3의 계약서에 서명을 했다는 뜻이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지극히 자발적으로 말이다. 따라서 내 마음대로 썼다면 그것은 동업계약의 위반이다.
오늘 나는 두 개의 해결책만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사장도 다른 직원들처럼 본인의 월급을 미리 정해라. ‘남은 돈은 모두 내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선에서 미리 정해놓고 가져가라는 뜻이다.
두 번째 방법은 ‘세금 통장’을 따로 만드는 것. 매상의 가령 20%를 다른 계좌에 매주 파킹을 시켜놓고, 어떤 일이 있어도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 이것만 실천해도 세금 스트레스의 대부분은 사라질 것이다.
정리를 해보자. 가게(법인) 통장에 있는 돈이 전부 내 것이라는 것은 착각이다. ‘남은 돈’과 ‘써도 되는 돈’은 다르다. 이익(income)과 잔고(cash)를 혼동하면 안 된다.
건강은 아파야 비로소 보인다. 세금도 문제가 생겨야 보인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늦다. 문제가 생기기 전에 회사 돈을 내 돈처럼 쓰는 나쁜 습관을 고쳐야 한다. 오늘 습관의 총합이 내일의 내 모습이다.
좋은 습관을 갖다보면, ‘진짜 내 돈’이 쌓이기 시작한다. IRS가 계속 바쁠 것이라는 보장도, 내가 계속 운이 좋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IRS라는 동업자는 언제 빌런으로 바뀔지 모른다. 생각만 하지 말고 당장 실천하자. 그것이 구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