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칼럼 [세금/회계] – 15억 달러 잭팟, 내 통장에 들어오는 돈은 25%에 불과
복권 당첨과 세금
15억 달러 잭팟, 내 통장에 들어오는 돈은 25%에 불과
우리들의 행운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1등 당첨금이 Mega Millions 8억 달러, Powerball은 7억 달러. 메가 밀리언은 며칠 전에 플로리다에서 판매되었다. 파워볼은 내일 토요일 밤에 추첨한다. 기왕이면 뉴욕이나 뉴저지, 커네티컷에서 당첨자가, 그것도 여기 독자들 중에서 나왔으면 좋겠다.
두 복권의 잭팟을 합치면 무려 15억 달러. ‘만약 둘 다 당첨된다면?’ 15억 달러로 뭘 하지? 유쾌한 상상이다. 오늘은 이 복권과 관련된 세금 얘기들을 정리해봤다.
첫째, 손에 쥐는 것은 15억 달러가 아니라 4억 달러다. 광고 숫자에 속으면 안 된다. 이것 떼고 저것 떼면 남는 것은 25% 뿐 (모두 설명의 편의상 어림잡아서 계산). 왜냐하면 일시불(lump-sum)로 받으면 절반 정도가 우선 깎인다.
광고판의 금액은 30년에 걸쳐 받는 연금식 당첨금 (annuity) 기준이다. 오늘 한꺼번에 받는 현금가치(cash value)는 6억 달러. 여기서 또, 세금으로 절반이 깎인다. 결국 뉴스에 나오는 금액의 1/4만 내 통장에 들어온다는 얘기다.
둘째, 지난 화요일에 나온 메가 밀리언 당첨자는 주(state)세금이 없는 플로리다 거주자다. 물론 플로리다에서 팔렸지만 타주 거주자일 가능성 있다. 만약 플로리다에 산다면 주 세가 없으니 간단하게(?) 연방 세금만 내면 된다.
뉴욕이나 뉴저지는 주세를 추가로 내야한다. 베이사이드에 살면 뉴욕시 세금까지 내야한다. 어디에 사는가에 따라, 같은 금액이 당첨되더라도 주머니에 들어오는 돈은 많이 달라진다.
셋째, 당첨금 받을 때 연방(IRS) 24%의 세금을 미리 떼는 것을 ‘원천징수(tax withholding)’라고 부른다. 그런데 그것이 끝이 아니다. 내년 봄에 개인 세금신고할 때 정산을 해야 한다. 연방만 하더라도 거의 37%를 내야하는데, 부족한 부분을 그때 더 내야한다.
우리가 주급 받을 때 세금을 떼지만, 원천징수를 충분하게 안 하면 내년에 세금보고 하면서 더 내는 것과 마찬가지다. 물론 세금을 그 이상으로 떼었다면 나중에 환급(tax refund) 받을 수 있다.
나중에 세금을 추가로 내야할 수 있으니, 받은 돈을 건물 사는데 다 써버리면 안 된다. 복권 맞은 사람들이 IRS 세금을 못 내서 문제가 되었다는 뉴스가 그래서 나온다. 그렇다고 ‘세금이 무서워서 복권 사지 말아야겠다.’고 결론 내릴 필요는 없다.
넷째, 연방 상속세 공제액(estate tax exemption)이 1500만 달러니까 대개는 상속세 내는 일이 없다. 그러나 예컨대 남편의 공제액을 아내가 이월(portability) 받으려면, 반드시 사망한 남편의 상속세 신고(IRS 양식 706)를 유산관리인(executor)이 기한 내에 해줘야 한다(연방 세법 2010조 c항).
신고하지 않으면 남은 배우자는 자신의 1500만 달러 공제밖에 못 받는다. 남편이 쓰지 않은 것까지 합쳐서 3000만 달러까지 공제받으려면 남편의 상속세 신고를 해둬야 한다. 하늘에 있는 남편이 밤에 번호를 불러줘서, 내가 1등 복권에 당첨되는 기적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지 않은가.
그 밖에도 복권과 관련된 세금 얘기는 끝이 없다. 뉴저지 거주자가 뉴욕에서 구입한 복권에 당첨되면 세금 문제가 어떻게 될까? 당첨자 신원 정보공개를 피하기 위해서 당첨금을 트러스트(trust)나 LLC를 미리 만들어서 받으면?
잠시 유쾌한 상상으로 시작한 복권 이야기이지만, 그 단순한 상상 속에는 매우 중요한 금융과 세법의 원리가 담겨 있다. 독자 여러분 모두에게 행운이 함께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