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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한 CPA 칼럼

비겁한 리더

사흘째 뼈 속을 파고드는 추운 바닷물에 잠겨 있다. 그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어린 학생들이 느끼고 있을 죽음의 공포는 상상만으로도 가슴 아프다. 하나도 빠짐없이 기적처럼 살아오기를 모두가 간절히 기원한다. 그러나 아직 대답이 없다. 하루하루가 안타깝다. 가장 화가 나는 것은 정부다. 우리가 아까운 세금을 갖다 바치는 것은 선박들을 감독하고 재난대처에 철저하라고 하는 것이다. 사람 숫자 하나도 제대로 세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책본부에 앉아 있다. 교육청은 또 그 와중에 ‘학생 전원이 구조됐다’고 잘못된 휴대전화 문자를 학부모들에게 날렸다고 한다. 다음으로 화가 나는 것은 그 배의 선장이다. 톰 행크스 영화 ‘캡틴 필립스’에 나오는 앨라바마호 선장. 영화 ‘타이타닉’의 에드워드 스미스 선장. 거기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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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과 여유

회계사는 전문 지식을 파는 직업이다. 그러니 정확한 세무회계 지식은 기본이다. 하지만 더 많은 손님들을 만나면서 느끼는 것은, 단순한 지식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더 많은 경험이 쌓이면서 느끼는 것은, 단순한 지식이나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이 많다는 것이다. 처음 만난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작하는 법, 주저하는 사람의 말문을 트이게 하는 법, 알아도 모르는 척 그리고 때로는 몰라도 아는 척 할 줄 아는 법, 화가 잔뜩 난 사람과 무리 없이 대화를 풀어가는 법, 거부감 없이 도와주는 법, 거짓과 진실을 또는 농담과 진담을 구분할 줄 아는 법, 힘들지만 용기를 내어 사과를 하는 법, 감사와 칭찬을 상대방이 알아듣게 표현할 줄 아는 법. 그리고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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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심전력으로, 그러나 힘을 빼고

골프를 다시 시작했다. 이번에는 제대로 배우고 싶다. 그런데 코치가 제일 자주하는 말은 힘을 좀 빼라는 지적이다. 내가 어깨에 너무 힘이 많이 들어갔단다. 공이 일정하지 않은 이유도 그렇고 공이 멀리 날아가지 않는 이유도 그렇다. 결국은 쓸데없는 힘 때문이란다. 이제 조금은 그 말의 뜻을 깨달았다. 오히려 힘을 빼고 툭툭 치니 훨씬 더 멀리 그리고 정확하게 날아갔다. 어깨에 잔뜩 들어갔던 힘을 빼니 결과도 좋지만 남들 보기에도 좋다. 매일 새벽에 치는 테니스도 마찬가지다. 정확하게 라켓의 가운데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지, 힘만 쓴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억지로 힘을 주면 공이 엉뚱한 방향으로 가거나 네트에 걸리기 마련이다. 그래서 내 카톡의 인사말도 이번에 바꿨다. '전심전력으로, 그러나 힘을 빼고.' 야구도 그렇다. 잔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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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사가 회계사에게

2013년 5월, 버락 오바마와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에서 처음 만났다. 두 사람은 2014년 4월, 한국에서 1년 만에 다시 만났다. 8년 중임의 오바마 대통령은 2017년 1월에, 5년 단임의 박근혜 대통령은 2018년 2월에 각각 물러난다. 미국에서는 퇴임하는 대통령은 새 대통령에게 행운을 빌어주는 편지를 쓴다. 집무실 책상 위에 두고 나가면, 뒤에 오는 대통령이 읽어보는 것이 전통이다. 야당과 여당이 바뀌어도 마찬가지다. 선거에 져서 마음은 속상해도, 미국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은 같기 때문이다. 오바마도 취임 첫날, 책상위에 놓인 부시의 편지를 읽고 가슴이 뭉클했다고 한다. 내 사무실을 떠나는 손님들이 있다. 이유가 어떻든 참 많이 죄송스럽다. 어떤 회계사를 쓰든지, 앞으로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래서 나는 새로운 회계사 앞으로 편지를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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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합이 맞는 회계사

요새는 결혼할 때 거의 궁합(宮合)을 보지 않는가보다. 처녀 총각 사이의 궁합은 잘 모르겠다. 그러나 회계사와 손님 사이의 궁합은 중요하다. 서로 '코드'가 맞고 박자가 맞아야 한다. 안 그러면 손님은 손님대로, 회계사는 회계사대로 둘 다 손해다. 똑같은 일을 해도, 일단 서로 뭐가 맞아야 신이 나지 않겠는가. 신이 난 회계사가 하는 일과, 마지못해 하는 회계사가 하는 일의 결과가 같을 수 없다. 맨해튼에서 종업원 10명의 델리 사업체를 갖고 있는 김 사장이 있다. 그는 아주 바쁘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말도 없이 캐셔가 나오질 않았다. 거기다 새로 온 배달 직원은 실수가 많아서 손님 다 놓칠 판이다. 이런 저런 이유 때문에 골치가 아픈데, 담당 회계사로부터 아침부터 전화가 왔다. 이번 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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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복보다는 코치를 바꿔라

1초를 다투는 선수가 아니라면 수영복을 바꾼다고 수영 실력이 나아지지는 않는다. 수영장을 바꿔도 비슷할 것이다. 내게 맞는 코치로 바꿔야 한다. 그런 코치가 내 수영 실력을 키워준다. 손님들이 고를 수 있는 회계사들은 무궁무진하다. 문제는 내게 꼭 맞는 회계사를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 PwC, Deloitte, E & Y, 그리고 KPMG가 세계 4대 회계법인이다. 이들 Big 4의 전체 직원은 70만 명. 회계사 비용으로 일 년에 벌어들이는 돈이 900억 달러.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1년에 90조원이나 된다. 미국의 500대 기업, 우리가 알고 있는 웬만한 회사들은 모두 이들 대형 회계법인들의 서비스를 받고 있다. 미 전역에는 약 5만개의 크고 작은 회계법인이 있다. 거기에는 직원이나 사무실도 없이 혼자 운영하는 회계사무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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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과 회계사

교인들이 천국 가는 것은 목사님 책임이다. 적어도 자기 교인들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한다. 어떻게 하면 천국에 가고, 어떻게 하면 지옥에 가는지 일깨워 주는 것이 설교다. 모르면 가르쳐주고 어려우면 쉽게 풀어서 납득시켜야 한다. 그리고 본인이 그 모범을 보여줘야 한다. 믿고 따랐던 신도들이 나중에 지옥가지 않게 하는 것이 목회자의 책임이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회계사도 마찬가지다. 손님들의 세금 문제는 회계사 책임이다. 자기 손님을 세금의 지옥으로 빠뜨려서는 안 된다. 자기 손님이 세금에 있어서는 마음의 천국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돈 받고 일을 해주는 회계사의 윤리적인 책임이다. 목회자의 책임은 광범위하고 무겁다. 특히 이민사회의 목회자는 더 하다. 거기에 비견할 수는 없지만 회계사의 책임도 참으로 무겁다. 그래서 목회자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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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쪽 회계사?

나는 돈을 주는 사람을 위해서 일을 한다. 상식과 법, 그리고 양심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나는 손님의 편에서 일을 하는 회계사다. 손님은 언제나 나에게 왕(王)이다. 그런 내 손님이 집을 팔았다. 가격은 80만 달러. 예상했던 대로, 사는 쪽에서 10%에 해당하는 8만 달러는 줄 수 없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1980년에 생긴 특별법 FIRPTA(Foreign Investment in Real Property Tax Act) 때문이다. 세법상 미국에 살지 않는 외국인(비거주자)으로부터 집을 살 때는 매매 대금의 10%를 IRS에 내고, 나머지 90%만 집 주인에게 지급하도록 되어 있다(세법 Sec. §1445). 외국인은 집을 팔고 자기 나라로 가버리면 세금 받기가 쉽지 않으니까, IRS가 이런 법을 만들었을 것이다. 한국에서 사는 그 손님은 내년 개인세금보고를 할 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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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값은 하는 회계사

내가 처음 회계사를 시작했던 24년 전. 당시에는 많은 것을 기억하고 다녀야 했다. 복잡한 세율이나 세금 감면 규정들을 잘 외우고 있어야, 일도 빨랐고 승진도 빨랐다. 어디 그 뿐인가? 손님 회사의 매출액 같은 과거 실적이나 숫자들을 줄줄이 외우고 있어야 능력 있는 회계사였다. 기본적인 자료 기억도 없이 손님들을 만난다는 것은 거의 자살이었다. 그런데 요새 젊은 회계사들은 옛날 같은 긴장감이나 절박함이 없어 보인다. 나는 옛날에 화장실에 가서 쪽지를 다시 보고 와서 손님과 대화를 이어간 적도 있었다. 손님이 사주는 밥값은 해야지 않는가? 내 사무실에는 정식 회계사(CPA) 직원들이 셋이다. 손님과의 식사 자리에 그들과 함께 가기도 한다. 그런데 작년 매상이 얼마였고 얼마의 세금을 냈는지, 작년에 회사에 적용된 실효 법인세율은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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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家門) 관리

이라는 영화가 있다. 같은 이름의 SBS 드라마도 인기가 있었다. 가문(家門)이라고 하면 흔히 유럽의 왕가나 카네기, 록펠러, 케네디, 경주 최씨 같은 부잣집만 떠올린다. 그러나 우리도 엄연히 훌륭한 미국의 가문이 될 수 있다. 이민 역사 110년. 이제는 자녀들이 앞으로 미국 땅에서 뻗어나갈 훗날을 생각할 때가 되었다. 내 자녀와 손자 손녀로 이어지는 가문의 뿌리를 만들어 나가는 것은 결국 이민 1세대인 우리가 할 일이다. 케네디 가문의 최고 이민자도 보스톤에서 장사를 하는 것으로 미국에서의 가문을 열었다. 우리도 먼 훗날 내 미국 가문의 시초를 일군 훌륭한 조상으로 기억되어야 하지 않나? 오늘 당장 할 일은 전체 가계도를 그려보는 일이다. 내가 누구로부터 태어나서 누구와 결혼을 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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